호주는 왜 수소를 택했을까. 호주 정부의 수소 프로젝트 전략은 어떨까. 세라 채프먼 호주 산업혁신과학부 국가수소전략TF(태스크포스) 단장은 "수소는 완벽한 청정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채프먼 단장은 "사실 환경 보호를 위한 가장 완벽한 에너지 해결책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재생에너지는 아직 효율성이 떨어져 고용량 에너지 소비가 필요한 제강 같은 고밀도 산업 공정에 쓰기 어렵고 석유처럼 쉽게 이동하거나 화학 원료로 쓸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토 특성상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을 풍부하게 얻을 수 없는 나라도 많다"며 "수소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운반할 수 있는 완벽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수소 프로젝트 전략으로 국가의 선도를 강조한다. 수소 경제가 성숙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민간 기업 투자만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호주 정부는 2015년부터 수소 프로젝트에 약 1억4600만달러(약 17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 재생에너지국(ARENA) 수소 사업에 7000만달러, 청정에너지금융공사(CEFC) 수소 사업에 3억달러 등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채프먼 단장은 "호주 정부가 국가 수소 전략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투자하는 이유는 민간 부문에서 해외 등 투자자들의 망설임을 없애기 위해서"라며 "국가가 선도하는 프로젝트는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기 쉽다"고 말했다. 수소 경제가 성숙기에 도달하려면 수십 년간 느린 성장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을 꿈꾼다. 그럼 산유국이 석유를 무기화하는 것처럼, 향후 호주도 수소를 무기화해 세계 정세를 흔들 수 있지 않을까. 채프먼 단장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석유는 나는 곳이 한정돼 있지만 수소는 생산 특성상 여러 공급 업체나 공급국이 생길 수밖에 없고 독점은 불가능하다"며 "개인이 현금으로 수소를 소량 살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