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젝 유일의 한국인 임원 "동남아서 성공하려면 생활을 파고드는 현지화가 가장 중요"

입력 2020.01.17 03:00

이세일 고젝 해외시장 총괄대표
이세일 고젝 해외시장 총괄대표 /오종찬 기자
이세일 고젝 해외시장 총괄대표는 고젝 임원진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이다. 그는 고젝이 인도네시아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선 비결을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확장 속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쌓은 노하우의 적절한 조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토바이로 사람뿐 아니라 음식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옮겨주면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문제를 개선하는 게 고젝의 기본 사업 공식"이라며 "지난해에만도 10곳이 넘는 스타트업과 기업을 인수하는 등 잘하는 기업의 장점은 재빨리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에서 기계·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후 첫 직장으로 스타트업에 합류해 프로그래머로 일할 정도로 혁신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 현대자동차와 다우케미컬 등 국내외 굵직한 기업에서 요직을 거쳤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MBA) 시절 만난 나딤 마카림 고젝 창업자에게 이직 제안을 받은 후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주변에서 말렸는데도 합류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우버 등 상당수 실리콘밸리 기업이 동남아시아에서 고전하는 주된 요인으로 현지화 노력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그는 "동남아 시장에서 일상생활을 파고드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현지화가 필수인데, 생각보다 많은 서구 스타트업이 글로벌 전략을 그대로 동남아에 적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라인·와츠앱 등 일부 모바일 메신저 분야를 제외하면 미국·중국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이라고 해서 반드시 동남아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같은 동남아 국가라도 문화가 달라 많은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며 "고젝은 지역별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중남미·동남아 등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워크, 우버 등 자금난을 겪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고젝에는 실력을 보여 줄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 투자금이 넘쳐날 때는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경쟁사가 반값 공세에 나서면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젝도 점유율을 수성해야 했기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 거품이 빠져 시장이 이성을 되찾고, 실질적 시장 규모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최소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인구가 3억명인 데 비해 고젝의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는 아직 1억건에 불과해 인도네시아 내부에도 여전히 기회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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