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하기 어려운 영국의 금리 인하 움직임

    • 마커스 애시워스 하이퉁증권 전 채권부문대표

입력 2020.01.17 03:00

[WEEKLY BIZ Column]

마커스 애시워스 하이퉁증권 전 채권부문대표
마커스 애시워스 하이퉁증권 전 채권부문대표
영국 중앙은행이 지난주 눈에 띄게 말을 바꾸며 금리를 더 낮출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마 오는 1월 30일쯤 곧바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선 9명으로 구성된 위원 중 2명이 이미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금통위원인 실바나 텐레이, 거트잔 빌레흐와 함께 분명한 비둘기파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만약 이 세 사람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진영에 합류한다면 다음에 실시될 표결을 뒤집기에 충분할 것이다.

금리 인하의 열쇠는 1월 24일에 예정된 구매관리자 조사의 결과에 달려 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선거 승리 이후 경제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첫 번째 지표인 셈이다. 유사한 미래전망 구매관리자지수(PMI) 조사를 보면 지난 1년간 경제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추정을 하게 만든다. 영국 중앙은행이 특히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선거 직후에 이 같은 한 가지 데이터에 근거해 금리 전략을 결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빌레흐 위원은 지난 주말 언론 인터뷰에서 오는 30일 열릴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목할 대목은 "당신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면 그냥 영국의 자료를 살펴봐라. 그럼 당신은 우리가 벌써 금리 인하 정책을 실행했어야 한다고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금통위원들이 갑자기 금리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논리적으로 보면 존슨 행정부가 안정되는 5월 회의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아 보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로 세계 경제의 침체 위험은 다소 줄었다. 심지어 유로존에서는 경기가 회복될 조짐도 보인다. 영국 실업률은 기록적으로 낮은 수치를 달성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증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즉 금리 인하를 납득시킬 근거가 거의 없다. 금통위는 이달 말 벌어질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칠 영향과 유럽연합(EU)과의 향후 무역협상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보기 위해 때를 기다리는 것이 더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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