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리자동차, 英 애스턴 마틴 인수했다가 탈 날라

    • 안자니 트리베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20.01.17 03:00

[WEEKLY BIZ Column]

안자니 트리베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안자니 트리베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타이밍은 투자의 모든 것이다. 이는 야심만만한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지리 그룹은 최근 영화 007 제임스 본드의 본드 카로 유명한 영국 자동차 회사인 애스턴 마틴 라곤다 글로벌 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예비 간담회를 개최했다. 억만장자이자 F-1 팀 '레이싱 포인트'의 소유자인 로런스 스트롤 역시 예비 투자자 중 한명이다.

지리자동차의 이러한 행보는 언뜻 보기엔 놀랍지 않다. 지리 그룹과 같이 세계 진출을 노리는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재정적으로 불안정하지만 가치 상승 가능성이 있는 유명 브랜드를 골라 자신의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방식을 개발해왔기 때문이다. 리수푸 회장은 이미 2018년 자신의 지주회사인 저장지리홀딩스를 통해 90억달러를 출자, 벤츠 제조사인 다임러 AG의 지분 9.7%를 매입한 적이 있다. 현재 지리자동차 그룹은 볼보 AB, 로터스 자동차, 말레시아의 프로톤 홀딩스, 심지어 비행자동차 회사인 테라푸지아 등을 직접 소유하거나 지분을 갖고 있다.

리수푸 회장은 M&A(인수·합병)로 기술 개발 비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애스턴 마틴은 지리자동차의 계획에 부합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 리수푸 회장은 중국 국내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지리자동차는 총 136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2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과 비교해 보면 매출은 7% 이상 감소했으며 생산량은 9.5% 감소했다. 이 모든 지표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으며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앞으로 지리자동차가 중국 시장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지리자동차는 생산·판매·재고 사이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경기 침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러나 애스턴 마틴에 투자하는 것은 돈을 버리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애스턴 마틴에 투자하는 것은 리수푸 회장의 자동차 포트폴리오 가치를 늘려주지만 그만큼의 부채와 핵심 사업에서의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리자동차는 재정 건전성을 우선순위로 지정해야 한다. 2020년까지 2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대폭 줄여야 할 것이다. 지리자동차 그룹의 총부채는 지난해 9월 기준 136억위안이었다. 2019년 초 92억위안에 비해 44억위안이 증가했다. S&P 글로벌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리자동차는 볼보 AB 지분 인수를 위해 상당한 양의 부채를 떠안았다. 신용평가회사들은 낮은 매출과 감소하는 이윤 때문에 지리자동차의 부채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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