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까?" 회의적인 일론 머스크

입력 2020.01.17 03:00

[Cover story] 세계 주요 국가의 수소경제 전략

"생산과 수송에 막대한 비용 발생 대단히 어리석어"
다임러 前 회장도 "시간 갈수록 전기차가 더 경쟁력"

지구온난화 등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수소경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 등 화석 연료는 에너지 생산 후 탄소를 발생시켜 환경을 파괴하지만, 수소는 에너지 생산 후 물을 발생시켜 환경 공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과 호주 등의 국가는 수소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수소경제의 단점을 지적하면서 쌍방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수소경제의 대표적인 비판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이다.

머스크 CEO는 2015년부터 토론 등에 나서며 "수소 생산과 수송 인프라 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소경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수소경제 전반에 대해 비판을 해왔다. 수소차에 대해서도 "수소차는 대단히 어리석은 선택이며 수소연료전지는 바보 같은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뽑아낸 수소 에너지보다 더 크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월 퇴임한 디터 체체 전 다임러 회장도 "시간이 지날수록 전기차가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에 수소차는 미래차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수소차는 수소경제의 기반으로 꼽히지만, 수소 가격이 비싸고 충전소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소차의 활용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국내 민관 협의체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32.6%(460명)가 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으로는 수소 홍보(29.9%, 421명), 차량 가격 인하(17.7%, 249명), 저렴한 수소 가격(17.2%, 243명)이 꼽혔다. 또 수소업계에 따르면 수소 충전소 1기를 만들려면 부지 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30억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인프라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다. 이는 일반 주유소 구축 비용보다 약 4배 비싼 수준이다.

석유경제 비해 아직 경제성 부족

에너지 변환에 따른 손실과 안전성 위협 등도 수소경제의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에는 강원도 강릉과학산업단지에 있는 수소 저장탱크가 폭발하면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수소의 안전성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사실 수소경제는 약 20년 전인 2000년대 초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얻었던 경제 산업구조다. 수소경제는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2002년 내놓은 '수소혁명'이라는 저서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당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3년 에너지 자립을 위한 수소경제 시대로의 이행을 선포할 정도로 수소경제가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기술력 부족과 경제성 확보 등의 문제로 수소경제의 열기는 점차 식었다. 이 때문에 수소경제의 두 번째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서 기술력과 인프라 등 기초 부문이 탄탄하게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는 2000년대 초와 다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아직 수소경제의 경제성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의 발전으로 석유 산업과 경제성 격차가 급격하게 줄고 있고, 지구 환경을 위해서라도 친환경 에너지로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수소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실제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1%(2134명)가 수소를 친환경·미래 에너지로 인식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1%(59명)만이 수소를 위험 물질로 인식했다. 앨런 핀켈 호주 수석 과학자는 "나도 예전에 전기차 회사에서 일했던 적이 있었고 수소를 비판적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이후로 수소 관련 기술력은 진화했고 수소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등 단점들이 메워졌다"고 말했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Cover story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