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6G의 디딤돌" 2030년에는 홀로그램 등 상상하는 거의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입력 2020.01.03 03:00

[Cover Story] 5G넘어 6G까지… 미래로 뛰는 기업들
핀란드 교수, 6G 백서 발간

6G 백서를 출간한 핀란드 오울루대학의 마티 라트바아호 교수.
6G 백서를 출간한 핀란드 오울루대학의 마티 라트바아호 교수. / 오울루대학
허공에 손가락을 움직여 자동차 3D(3차원) 디자인 제작, 생수병에 입 대면 혈압·건강상태 체크, 자율주행차에서 책 읽으며 출근…. 세계 최초로 6G(세대) 이동통신 백서를 발간한 마티 라트바아호(Latva-aho) 핀란드 오울루대학 교수가 그리는 6G 시대다. 6G 백서는 6G 연구의 필요성과 연구 과제에 중점을 둔 6G 설명서다. 아직 5G 시대조차 제대로 오지 않았는데, 왜 벌써 6G일까. 라트바아호 교수는 "5G는 최종 기술이 아닌 6G를 완성하는 디딤돌 같은 기술"이라며 "5G는 분명 대단한 기술이지만, 킬러 콘텐츠가 아직 없고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 기술을 구현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2030년에 나올 6G는 상상하는 모든 기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발간된 6G 백서에 따르면 6G는 5G보다 약 10~100배 빠른 초당 100Gbps(기가비피에스) 이상의 전송 속도를 구현해 사람과 사물, 공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일명 '만물지능인터넷(AloE·Ambient Intelligence Internet of Everything)' 시대다. 또 스마트폰은 안경 형태의 XR(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 글라스로 대체되고 고해상도 이미지 기술 등을 통해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텔레프레전스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홀로그램 등 원격으로 불러와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이다. 라트바아호 교수는 "6G는 단순히 5G보다 빠른 기술이 아니다"라며 "6G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데이터 등을 실시간에 가까운 것이 아닌,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10년 후인 2030년 6G 시대에는 홀로그램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는 등 공상과학영화 속에서 나왔던 기술들이 실현될 전망이다.
10년 후인 2030년 6G 시대에는 홀로그램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는 등 공상과학영화 속에서 나왔던 기술들이 실현될 전망이다. / 핀란드 오울루대학교
미·중 이미 6G 경쟁 중

이미 전 세계 6G 경쟁은 치열하다. 한국은 2028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2021년부터 약 1조원의 비용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18년부터 6G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ETRI는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때 오울루대와 6G 기술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일본 통신사 NTT는 지난해 10월 소니·인텔 등과 제휴해 공동으로 관련 단체를 설립하고 6G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NTT가 5G 경쟁에서 뒤진 교훈을 바탕으로 6G 주도권을 잡기 위해 유력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7년부터 6G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DARPA는 스텔스 전투기, 무인 자동차 등을 개발한 선행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0년 6G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국가 6G 기술 연구 업무 개시' 회의를 개최하고, 국가 6G 연구개발 업무팀과 전문가팀 등 일명 국가 6G 사령탑을 발족했다. 라트바아호 교수는 "중국 화웨이 등 전통적으로 5G를 앞서 내놓은 기업들이 6G 시대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넓은 아프리카 대륙 등 개척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6G 시대가 되면 언제든지 통신 강자들의 위치는 뒤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6G 시대에는 모든 사물에서 데이터가 생기는 만큼 보안 문제도 커진다. 예전에는 해커들에게 주민등록번호와 계좌 번호 등이 유출됐다면, 6G 시대에는 건강 정보 등 민감한 사생활이 모두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등에서는 별도로 구축한 보안 서버로 해킹을 막을 수 있지만, 개인 단말기 보안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라트바아호 교수는 "6G 시대에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리는 큰 문제"라며 "방대한 데이터가 모이는 만큼,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기업들의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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