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100대 기업이 모두 우리 고객"

입력 2020.01.03 03:00

[Cover Story] 5G시대 숨은 주역 셋
① 클라우드 네트워크 'VM웨어' 라구 라구람 COO

IT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는 VM웨어의 라구 라구람 COO.
IT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는 VM웨어의 라구 라구람 COO. / VM웨어
보통 한 기업은 클라우드 네트워크 상에서 하나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쓴다. 각 플랫폼마다 지닌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사와 게임사에서 쓰는 클라우드 플랫폼은 각각 다르다. 하지만 점차 기업의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여러 개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동시에 쓸 필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VM웨어는 이런 수요를 읽고 한 클라우드 네트워크에서 여러 클라우드 플랫폼을 동시에 쓸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덕택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5G 시대에는 기업들이 외부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VM웨어는 5G 특성인 초연결성과 대용량성을 활용, 가상화에 박차를 가해 기업들의 비용 절감을 돕고 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정식 명칭은 가상화 설루션 네트워크·SW(소프트웨어) 업체다. 무슨 뜻인지 VM웨어의 라구 라구람 COO(최고운영자)에게 물었다.

컴퓨터 한 대로 여러 대 역할

―VM웨어는 어떤 업체인가.

"VM웨어는 기업들의 운영 비용을 절감시켜주는 업체다. 기업들이 하나의 서버에서 여러 개의 플랫폼을 구동해 데이터 서버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도와준다. 전 세계 10대 은행을 포함해 벤츠, 다임러 등 포천 100대 기업이 모두 VM웨어 고객사다. 유럽의 경우에는 유럽 기업 절반 정도가 VM웨어를 쓴다. 한국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SDS,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이 있다."

―핵심 개념인 가상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하드웨어인 컴퓨터 본체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꼭 같은 여러 개의 가상 컴퓨터 본체로 복제해 동시에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축 비용이 많이 들고 면적도 많이 차지했던 데이터센터가 사실상 소프트웨어로 대체되면서 유연성이 늘어난 것이다. 오히려 감당할 수 있는 데이터의 규모는 커졌지만 물리적 면적을 덜 차지하면서 효율성도 높아졌다. 초고속 5G 통신 시대에는 이런 기술을 통해 같은 크기의 하드웨어로 더욱 많은 데이터를 외부에 보낼 수 있다. 로봇도 중요하지만, 로봇을 컨트롤하는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그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킨다. 컴퓨터를 제대로 조작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해킹 등 악조건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이 VM웨어의 역할이다."

―예시를 든다면.

"VM웨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서버의 인프라(기반)에 해당한다. 재미있는 예시가 하나 있다. 기술적으로 설명하기 복잡한 측면이 있지만, 인도의 작은 낙농 공장에서도 VM웨어를 쓴다. 젖소로부터 우유를 얼마나 모았는지, 채소는 얼마나 수확했는지 등 이런 것들에 대해 검사하고 기록하는 앱에도 VM웨어의 소프트웨어가 쓰인다. 향후에는 전 세계에 가상화 설루션 네트워크를 깔아 가정에서도 VM웨어를 쓰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VM웨어가 성공한 이유는.

"클라우드 사업 측면에서 퍼블릭(공공) 클라우드와 프라이빗(개인) 클라우드를 함께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네트워크 기술력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덜 중요한 정보는 공개된 퍼블릭 클라우드에 담고, 중요한 기밀 같은 경우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담을 수 있다. 문화적인 장점도 있다. VM웨어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교수와 연구소에 있던 학생들이 창업한 회사다. 스탠퍼드대 문화는 작은 고민이어도 계속 최적의 답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 시 당국과 협업해서 전력 소비 감소 등을 연구하는 작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리 큰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성과가 잘 나와도 티가 나지 않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VM웨어 팀원들은 신나 하면서 서로 하겠다고 나섰다. 작은 혁신을 고민하다 보면, 큰 혁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항상 팀원들에게 업무 시간의 30% 이상을 고객과 만나는 데 쓰라고 조언한다. 만든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무엇이 부족한지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라구 라구람(Raghuram·58) / VM웨어(VMware)
5G 로 클라우드 서비스 폭증 예상

―5G 시대에서 클라우드 산업의 역할은.

"예전에는 보안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클라우드 네트워크 도입을 꺼리는 곳이 많았다. 또 업로드 등 속도가 느려 인터넷에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5G 등 전송 속도 개선과 보안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현재 은행이나 공공기관 같은 보수적인 업체들도 클라우드 네트워크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은 매년 30~40% 성장할 정도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G 시대에는 통신 장비 등 기존 코어 역할을 하던 모든 것이 가상화로 대체될 수 있다. 심지어 우리는 통신 장비인 무선 랜 기능도 소프트웨어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의 미래는.

"지난 20~30년간 꾸준히 클라우드 산업 기반을 닦아왔다. 지금은 기반이 다져진 상태이고 집을 지어가는 단계다. 클라우드 산업 덕분에 작은 기업이나 큰 기업 모두 기술 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머신러닝과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발전했다. 기술이 더욱 강력해지면 통신 네트워크 등과 협업으로 자율주행 등이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교육 부분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공간·전력·냉각 모두 절감

VM웨어의 성공 비결

VM웨어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스템 및 서비스 관리 부문 1위 업체(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다. VM웨어에 따르면 포천 100대 기업 모두가 VM웨어 고객사일 정도다. 1998년 창립 이후 20년 남짓이 지났을 뿐인데 클라우드 산업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인다. 비법은 무엇일까.

VM웨어 직원들은 비법으로 기업 목표와 문화를 꼽는다. VM웨어 기업 목표는 'tech for good(좋은 기술)'이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환경친화적 기술 개발이 목표다. 라구 라구람 VM웨어 COO(최고운영자)는 "뜬구름 잡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우리의 기술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필요하던 공간, 전력, 냉각 시스템 등이 모두 절감됐다.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던 것들이 줄어들면서 지구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VM웨어는 자연스러운 협업을 제안해 성과 증진도 도모한다. 매년 별도의 해커톤(개발자 이벤트)을 이틀간 열어 2000~3000여명의 직원에게 아무것이나 만들라고 한다. 게임이든 서버 관리 소프트웨어든 신경 쓰지 않는다. 브레인스토밍 등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와 실제 제품에 적용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라구람 COO는 "이벤트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직원들끼리 협업을 하게끔 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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