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축출한 보잉, 기업 문화도 바꿔야 한다

    • 브룩 서더랜드·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20.01.03 03:00

[WEEKLY BIZ Column]

브룩 서더랜드·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브룩 서더랜드·블룸버그 칼럼니스트
2018년 말과 작년 3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 회사인 미국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이 잇달아 추락하면서 346명이 사망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에 보잉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뮬런버그가 최근 물러났다. 보잉은 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리더십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뮬런버그의 뒤를 이어 새로운 CEO가 된다.

뮬런버그는 분명히 실수를 했다. 그래서 현재 보잉의 위기에 대한 비난의 상당수가 그를 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기를 단 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비극은 보잉과 감독 당국의 관계, 보잉 내부의 감독 정책, 회사 엔지니어와 임원 간 소통, 수익을 위한 지속적인 압박 등 여러 측면에 내재해 있던 뿌리 깊은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발생한 것이다.

뮬런버그는 특히 비용 절감을 위해 납품 업체를 쥐어짜는 데 골몰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이란 이름의 납품 업체 압박 프로그램을 처음 만든 것은 전임자인 짐 맥너니였다. 맥너니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몇 가지 비행 훈련을 아웃소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항공기 설계자와 훈련 강사 간의 의사소통을 크게 줄이는 나쁜 결과를 낳았다.

뮬런버그는 737 맥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또한 회사 내부에 넓게 퍼진 나쁜 문화의 희생양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보잉 사태는 한때 세계 제조업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제너럴일렉트릭(GE)을 떠올리게 만든다.

최근 GE가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은 사업의 무분별한 확장과 전임 CEO인 잭 웰치가 설계한 고수익 정책을 계속 추구한 데 있다. 후임 CEO인 제프리 이멀트는 그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뒤늦게 문어발식 확장에는 제동을 걸었지만 수익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은 그대로 이어갔다. 이멀트는 잭 웰치가 심어 놓은 GE 문화를 바꾸는 데에는 실패했다. 보잉의 경우 다행히 주가는 뮬런버그의 퇴출로 반등했다. 그러나 보잉이 GE와 같은 안 좋은 경영 문화를 바꿀 시한은 지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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