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우리의 소비를 바꿨나

입력 2020.01.03 03:00

[WEEKLY BIZ Column]

세라 할잭·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세라 할잭·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인스타그램은 2010년 10월 론칭 후 10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불러 모았다. 가족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즐거운 창고였고 유명인들이 자기 사진을 올리는 대중문화를 만들었다. 인스타그램 앱은 특히 소비자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소비에 대한 영향력은 정말 크다. 요즘 사람들은 전부 카메라 위에서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이 사는 상품 모양과 특징, 그리고 그들이 쇼핑하는 물리적 공간을 바꾸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상품은 사진을 잘 찍어 올리거나 '좋아요'와 댓글을 많이 유도해서 '꼭 사야 하는 상품' 리스트에 올랐다. 후줄근한 크리스마스 스웨터가 아이러니한 농담 덕분에 월마트가 대량으로 비축해야 하는 인기 상품이 됐다. 온 가족이 똑같이 맞춰 입는 가족 파자마는 백화점 매장을 급습하기도 했다.

상품 디자이너와 상인들은 이런 역동성을 잘 활용했다. 그들은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무지개 색깔 베이글 빵, '방해하지 말라'고 쓴 모자, 백조 모양 대형 물놀이 튜브 등을 내놨다. 모두 인스타그램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상품이다.

인스타그램 덕분에 어떤 상품군이 통째로 뜬 경우도 있다. 미용 산업은 셀카 사진을 올리려는 여성들 덕분에 호황을 맞이했다. 가게도 바뀌고 있다.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뉴욕 맨해튼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예쁜 카페를 만들었다. 방한복 브랜드 캐나다구스는 가게에 진짜 눈을 뿌리는 콜드룸(cold room)을 만들었다. 식당 주인들 역시 사진이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사진이 더 잘 나오도록 조명을 바꾸고 화려한 벽지나 네온사인 등 '인스타그램 사진용 장식'으로 가게를 꾸미기 시작했다. 호텔계의 거인 매리엇은 2014년 목시(Moxy)라는 호텔 브랜드를 선보였는데, 이 호텔은 투숙객이 직접 방 장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사진 맞춤형 호텔인 셈이다.

인스타그램이 만든 가장 독특한 변화는 사람들이 자기 삶의 일상을 기록하는 데 큰돈을 쓰게 했다는 것이다. 산모 사진 촬영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예전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이제는 더 큰 돈을 쏟아붓는 것이 일상화 됐다.

쇼핑에 대한 인스타그램의 영향은 수치화하기 어렵다. 인스타그램이 바꾼 것은 소비 문화이다. 인스타그램은 소비 방식뿐 아니라 이유까지도 바꿔 놓았다. 나중에 201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나온다면 반짝이는 인스타그램용 장식이 2010년대를 상징하는 도구로 쓰일 것이다. 물론 실제 삶은 그렇게 빛나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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