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오해하기 쉬운 뇌전증, 약물로 치료 가능

    • 손영민 교수·삼성서울병원

입력 2020.01.03 03:00

[CEO 건강학] <57> 치매와 간질

손영민 교수·삼성서울병원
손영민 교수·삼성서울병원
뇌세포의 불규칙한 흥분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신경질환인 '간질'. 요즘은 뇌전증(腦電症)으로 부른다. 대뇌가 이상 전류를 흘려보내 발생하는 질환이란 뜻이다. 어릴 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60대 이상 장년층 환자가 많고 재발 위험도 높다. 특히 75세 이상 장년층은 발생률이 최근 8년 새 3~4배로 늘었다. 보통 뇌전증 하면 몸을 심하게 떨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장면만 떠올리지만 장년층 뇌전증 환자 중에는 멍한 표정을 짓거나 이름을 불러도 대답 않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뇌전증은 증상이 치매와 비슷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뇌전증 환자 상당수가 뇌전증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기억이 깜빡깜빡하거나 갑자기 무서운 느낌이나 한기(寒氣)가 몰려오는 경험을 한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신경과 대신 치매 클리닉을 찾아 엉뚱한 치료를 받는다. 그러다 사고가 난 뒤에야 이게 뇌전증이었구나 깨닫는다. 뇌전증으로 인한 사고는 위험하다. 뜨거운 물을 들고 있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어 화상을 입거나 건널목을 건너다 혼자 멍하게 멈추는 경우, 운전을 하다가 대형 사고를 낸 사례도 있다. 그래서 기억이 깜빡깜빡하는 증상이 반복되면 뇌전증도 의심해봐야 한다.

뇌전증을 부르는 요인은 과도한 음주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다. 매일 전쟁을 치러야 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취약하다. 과음을 자제하고 수면의 질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신경 써야 한다. 고혈압, 우울증이 있으면 뇌전증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에 적극 치료해야 한다. 다행히 뇌전증은 약물 치료 효과가 좋다. 환자의 80% 이상은 약물 치료만 꾸준히 받아도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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