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닷컴버블 붕괴 잊었나 실리콘밸리 테크에 거품 보인다"

입력 2019.12.20 03:00

[Cover Story] 2020 세계경제 5가지에 달렸다

사모펀드의 제왕 '블랙스톤' 스티븐 슈워츠먼 경고

[Cover Story] 2020 세계경제 5가지에 달렸다
'사모펀드의 제왕'이라 불리는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72) 회장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등 테크 분야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가장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버, 위워크 등 실리콘밸리 간판 스타트업의 가치가 급락하는 가운데, 일부 손실을 입는 투자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슈워츠먼 회장은 최근 리스본 웹서밋에서 "일부 테크 기업의 가치는 과도하게 부풀려진 상황"이라면서 "특히 주식공개(IPO)를 목전에 두고 뛰어든 벤처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이 기업 가치를 부풀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두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의 교훈을 잊은 듯하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튼튼하기에 당시처럼 시장이 우르르 붕괴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성공 투자를 하려면 결국 기업의 옥석을 가르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성공한 투자 사례로 데이터 기업인 리피니티브(Refinitiv)를 몇 년 전 20억달러에 매수했다가 최근 3배가 넘는 이익을 남기고 매도한 계약을 들었다. 이와 관련, 그는 "앞으로는 기존 시장 질서를 파괴할 기술을 가진 기업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공하는 기업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로 성과주의를 중시하는 문화를 꼽으면서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워츠먼 회장은 가장 주목하는 기술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지난 9월 매사추세츠공대(MIT)가 AI만을 특화한 단과대학 '슈워츠먼컴퓨팅칼리지'를 설립할 때 필요한 자금 1조원 중 약 4000억원을 기부했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에도 "AI와 연결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문학 연구에 써달라"며 약 22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AI 기술은 10~15년 안에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힘을 지녔다"며 "다만 많은 민주 사회가 이러한 기술의 악영향을 받고 있는 점도 목격하고 있는 만큼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기술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이 밖에 미·중 무역 갈등은 궁극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향후 미·중 갈등이 완화되더라도 나는 그리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중 양측 중 한쪽이라도 성장 동력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양국 모두 타격을 받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이러한 전망을 토대로 내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과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 지표를 보면 매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노동시장도 이민을 매우 제한하고 있음에도 완전 고용 상태에 임금도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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