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000만원' 몰려드는 젊은이들

입력 2019.12.06 03:00

[Cover Story] 이것이 미래의 수산업

수산업 전공 28세 졸업 후 '모위' 입사
부화장서 치어 돌봐 주말엔 스키 즐겨

행정학 공부 25세 수산물 수출회사 창업
이듬해 매출 46억원 "육체 아닌 지식 노동"

노르웨이 청년 요하네스 드리프트스테크니커(28)씨는 3년 전 연어 수출 업체 모위(Mowi)에 입사했다. 올레순 근처 부화장에서 치어를 돌본다. 그는 "연봉이 8000만원 정도 되는 데다 주말에는 피오르 트레킹을 다니고 좋아하는 스키도 탈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드리프트스테크니커씨는 수도 오슬로 출신이지만 어업 도시 올레순의 대학에서 수산업을 전공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노르웨이 양식업이 세계적 사업으로 급성장하면서 생명공학, 디자인, 마케팅,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 인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며 "청년들의 관심도 높다"고 했다.

노르웨이에선 수산업이 유망 산업이 되면서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세계적 수출 업체들 사이에서 수산물 수출 스타트업(신생 기업)을 창업한 젊은이도 있다. 수산물 수출·유통 분야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이 뛰어들기에 유리하다. 게다가 노르웨이 청년들은 대부분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

연어 양식업체 모위에서 일하는 28세 청년 요하네스 드리프트스테크니커(왼쪽). 오른쪽은 연어 수출 회사 '노르되이 시(Nordoy Sea)'를 창업한 노르웨이 청년 프레드릭 노르되이.
연어 양식업체 모위에서 일하는 28세 청년 요하네스 드리프트스테크니커(왼쪽). 오른쪽은 연어 수출 회사 '노르되이 시(Nordoy Sea)'를 창업한 노르웨이 청년 프레드릭 노르되이. /최종석 기자·노르되이 시
트롬쇠대학에서 경제학과 행정학을 공부하던 프레드릭 노르되이(25)씨는 2015년 자기 성을 딴 '노르되이 시(Nordoy Sea)'란 수산물 수출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라면왕' 이철호씨 강연을 듣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철호씨는 노르웨이에서 '미스터 리'란 컵라면을 팔아 유명 인사가 된 인물이다. 노르되이씨는 그의 강연을 듣고 식품 산업과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노르되이씨는 곧장 가족을 설득해 투자를 받았다. 노르웨이의 창업·혁신 지원 기관인 '이노베이션 노르웨이'의 도움도 컸다. 이철호씨는 물론, 노르웨이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아르네 옐트네스도 투자했다.

노르되이씨는 창업 이듬해 3600만 크로네(약 46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2국에 수산물을 수출해 매출 6800만 크로네(약 87억원)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 3년 만에 매출이 2배가 된 것이다. 이 중 한국 시장 비율은 30% 정도다. 그는 젊은 패기를 앞세워 발로 뛰며 시장을 살핀다.

2017년 대학을 졸업한 노르되이씨는 어부 집안 아들이다. 할아버지는 작은 어선을 타고 나가 가족이 먹을 수산물을 잡아 왔다. 아버지는 배를 팔고 연어 양식 업체에 취업했다. 그리고 그 아들인 노르되이씨는 수출 회사를 차렸다. 한 집안에서 노르웨이 수산업의 발전상을 볼 수 있다.

"예전에 할아버지가 하던 수산업은 육체적으로 정말 힘든 산업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다가서기 어려웠죠. 하지만 요즘 수산업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에요. 생물학, 건강, 마케팅 등에 관한 지식이 더 중요해요."

노르되이씨는 최근 노르웨이에 골뱅이 생산 공장을 열었다. 한국 수출용이다. 한국 사람들이 골뱅이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틈새 아이템'으로 잡았다.

"한국은 정말 빨리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지금은 연어를 대부분 수출하지만 앞으로는 한국 국민께 노르웨이 골뱅이 맛도 보여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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