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차로 흑자 낼 자신있어?… 그럼요, 한우물 깊이 파면 물이 나옵니다

입력 2019.12.06 03:00

우버·리프트의 정반대 전략

매출 늘었지만 적자↑ 각국 규제도 잇따라

문어발 확장하는 우버
음식 배달 우버이츠 등 검색·결제 가능한 단일 플랫폼에 승부

서비스 집중하는 리프트
'구독플랜 하나로 모든 모빌리티 이용' 브랜드 알리기 온 힘

모빌리티(이동수단) 공유 서비스 우버(Uber)는 올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1% 성장한 38억1000만달러(약 4조49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11억6000만달러(약 1조369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우버의 라이벌인 리프트(Lyft)도 매출이 1년 전보다 63% 성장한 9억5600만달러(약 1조1290억원)에 달했지만 4억6300만달러(약 5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큰 적자 폭뿐 아니라 두 회사의 경영 환경도 심상치 않다. 각 국가에서 공유 차량 규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차 업체가 퇴출되는 경우도 생겼다. 택시 업계와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우버와 리프트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신만만하다. 다라 코즈로샤히(Khosrowshahi) 우버 CEO는 "2021년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로건 그린(Green) 리프트 CEO 역시 "애널리스트가 예상한 것보다 1년 빠른 2022년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연 이 두 CEO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이들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우버 웍스·우버 모먼츠·우버 머니도

우버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문어발 확장'으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단순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가 아닌 검색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단일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우버의 주요 사업인 모빌리티 공유 부문의 3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음식 배달 앱 우버이츠의 매출과 화물 운송 등의 이용자가 늘어난 덕분에 지난 3분기에 시장 전망치(36억달러)를 웃도는 매출을 달성했다.

먼저 우버는 임시 근로자와 기업을 매칭해주는 우버 웍스(Uber works)와 요리 수업, 미식 경험 예약 앱 우버 모먼츠(Uber moments)를 선보였다. 10월부터는 금융 서비스 총괄 조직인 우버 머니(Uber money)를 만들고 자체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전자지갑과 직불·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해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이용자와 운전자 등이 더 쉽게 결제하도록 돕는다.

우버는 신사업에 뛰어듦과 동시에 기존 핵심 사업인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의 약점도 메웠다. 그동안 지적받아온 성범죄 등 안전 문제를 강화한 것이다. 우버는 자신이 호출한 차에 탔는지 확인하는 개인 식별 번호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 주행 중 안전 우려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 경찰에 문자를 보내는 기능 등 안전 기능을 추가했다. 코즈로샤히 우버 CEO는 "구글 맵에서 대중교통 정보를 얻고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하듯, 우버에서도 이런 기능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도 상장 이후 처음 5년간은 매우 힘들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버는 높은 수익성을 보여줄 것이 확실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리프트, 매월 20달러 내면 15% 할인

리프트는 우버와는 정반대 길을 택했다. 다른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자체를 다각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리프트는 최근 새로운 구독 플랜인 리프트 핑크(Lyft pink)를 출시했다. 매월 20달러를 내면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15% 할인, 공항 우선 픽업, 자전거 무료 대여 3회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존 플랜은 매월 299달러를 내면 30번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가 제공됐다. 새로 나온 플랜은 기존 플랜보다 더욱더 간단하고 저렴해졌으며, 선택권도 늘게 돼 다양한 이용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그린 리프트 CEO는 "구독 플랜은 회사의 미래"이며 "한 개의 구독 플랜 가입으로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한다. 그는 또 "모빌리티 시장은 경제의 최대 부문 중 하나이며, 자동차 소유 시대에서 공유 차량 시대로의 전환은 이제 초기 단계일 뿐이기 때문에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낙관했다.

리프트는 친숙한 브랜드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사회적 책임감이 있는 회사에 이용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리프트는 '차 있는 친구'라는 슬로건으로 사업을 시작한 회사이기도 하다. 리프트 이용자가 뒷좌석이 아닌 조수석에 타고 운전자와 피스트 범프(주먹끼리 맞대는 인사법)를 하는 광고는 리프트 특유의 고객 존중 문화를 대변한다. 리프트는 IPO(기업공개)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주식 공모 서류(S-1)에서 "우리의 전략적 차별점은 브랜드"라며 "우리가 가진 친밀감은 더욱더 강력한 브랜드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버·리프트의 매출과 순이익 추이
"2~3년 내 흑자 전환"… 난제도 많아

하지만 우버와 리프트가 헤쳐나가야 할 가시밭길은 결코 짧지 않다. 두 회사의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Newsom) 주지사는 우버 같은 모빌리티 공유 업체에서 일하는 운전자를 자영업자가 아닌 회사 직원과 같이 처우하라는 법안을 9월 통과시켰다. 우버와 리프트는 법이 시행되는 2020년부터 수백만명에 달하는 운전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초과근무 수당을 인정하는 등 직원 보호 정책을 강화해야만 사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 차량 업체들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앱 기반 운전자 및 서비스 보호법을 대체 법안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에게 적정 임금과 건강보험을 보장하지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대우하겠다는 것이 대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이들이 제안한 대체 법안은 캘리포니아 주민 투표에서 통과 여부가 갈릴 예정이다.

모빌리티 공유 업체 때문에 교통 혼잡이 심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인릭스에 따르면 2016년 샌프란시스코의 교통량은 2010년보다 약 60% 증가했는데 이 증가율의 절반이 모빌리티 공유 차량이었다. 또 성폭행 등 범죄 문제도 잇달아 지적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여성 세 명은 "범죄자가 우버 운전자로 사칭한 후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 우버가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아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4월 우버를 고소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은 안전 위협 등을 이유로 우버 등의 영업면허 갱신을 불허하기로 11월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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