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보수 1~3위, 권오현 624억·정몽구 582억·이웅열 534억

입력 2019.12.06 03:00 | 수정 2019.12.09 00:17

2014년~2018년 상장 기업 등기임원 보수 분석

보수 상위 50명 중 지배 주주가 36명, 전문경영인은 14명뿐
대기업 오너들은 여러 계열사에서 따로따로 보수 받아
코스닥 기업 임원들 스톡옵션 행사로 수백억대 보수 기록
엔씨소프트 김택진 264억으로 11위 중견기업 중엔 최고

지난 5년간 상장 기업 등기 임원 중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다. 5년간 연봉과 성과급으로 624억5500만원을 받았다. 연평균 124억9100만원이다. 다음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으로 같은 기간 582억4400만원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와 한양대 이창민 교수 연구실이 2014년에서 2018년까지 상장 법인 사업 보고서에 나타난 등기 임원 보수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 보수 산정에 연봉과 성과급, 스톡옵션, 퇴직금을 모두 포함시켰다.

3위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534억원·이하 만 단위 생략), 4위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504억원), 5위는 고(故) 조양호 한진 회장(365억원)이었다. 이번 보수 산정에는 연봉과 성과급 외에도 퇴직금과 스톡옵션 실현분을 모두 포함했다. 연도별로 따지면 2014년 전체 1위는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 2015년은 유경선 유진 회장, 2016년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2017년은 권오현 회장, 2018년은 구본무 회장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제외했지만 올 상반기 보수 내역도 지난 8월 공개됐는데 조양호 회장이 상반기에만 702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647억원이 퇴직금이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역시 퇴직금 98억원을 포함, 121억원을 받았고, 김창근 전 SK이노베이션 회장은 138억원이 나왔다.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도 68억원을 손에 쥐었다. 모두 퇴직금이 포함된 액수다.

'오너'가 전문경영인보다 많아

이번 조사 결과에서 누적 보수 상위 100명만 놓고 보면 지배 주주('오너' 가문)가 63명, 전문경영인이 37명으로 지배 주주 고액 보수자가 배 가까이 많았다. 톱 10에서는 '오너' 7명, 전문경영인 3명이었다. 상위 50명을 추리면 '오너' 36명, 전문경영인 14명으로 7대3 비율이 유지됐다. '오너'들 보수 총액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대부분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 임원으로 등재해 따로따로 보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제철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급여를 받았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 대한항공, 한진칼, 한국공항, 진에어까지 5개 계열사에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제과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지주 5개 회사 임원으로 보수를 받아갔다.

전문경영인 중 상위권 그룹은 역시 삼성전자 임원들로 전체 1위 권오현 회장 외에도 신종균 부회장이 전체 6위(358억원), 윤부근 부회장이 12위(260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4대 대기업 그룹에서 상위 100명에 가장 이름을 많이 올린 곳은 역시 삼성으로 14명이었다. 다음은 LG 10명, SK 8명, 현대차는 4명이었다. 삼성은 삼성전자 3인방(권오현·신종균·윤부근) 외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5년간 156억원을 받았고,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143억원으로 각각 그룹 내 4~5위를 차지했다. SK에서 현직 임원 중 최고 소득자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5년간 101억원이었다. 조 의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초등학교 동창이다. 조 의장은 올 상반기엔 연봉으로 40억원을 받아 현직 전문경영인 중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LG 전문경영인 중에선 15년째 CEO로 재임하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가 124억원을 받아갔다.

최근 5년간 상장사 임원 누적 연봉 순위
스톡옵션 행사한 코스닥 기업 임원들

쟁쟁한 대기업들 사이로 중소 벤처기업 임원들도 상위권을 비집고 들었다. 바이오제약기업으로 분류되는 에이치엘비에선 김성철 대표가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 지난해 한 해에만 265억원이나 되는 수입을 올렸다. 5년 누적으로도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살 권리를 주는 제도로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되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주당 8202원에 받은 스톡옵션 27만주를 작년 9월 주당 10만6500원에 팔았다.

온라인 소셜 카지노 업체 더블유게임즈 박신정 부사장 역시 스톡옵션을 행사해 작년에만 총보수로 236억원을 신고했다. 보톡스업체 휴젤 권순우 부사장도 스톡옵션 덕분에 총보수 186억원을 받았다. 에이치엘비는 '스톡옵션 대박' 효과로 김하용 대표(172억원), 알렉스 김 이사(146억원)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중견기업 '오너'들도 고연봉 눈길

대기업 외에 건실한 중견기업 '오너'들도 고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는 5년간 264억원을 보수로 받았다. 전체 11위로 비(非)대기업 임원 중 1위다. 김 대표는 지난해 상여금으로만 120억원을 받아 총액이 급증했다. 2014년 이후 매년 연봉이 18억→21억→24억→62억→138억원으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점퍼로 잘 알려진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은 5년간 255억원을 보수로 수령, 전체 13위에 올랐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부회장은 이 기간 204억원을 챙겨 19위였다. 1974년생으로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자의 아들이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2171억원이다. 도급 순위 38위인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162억원(32위), 자동차부품업체 인지컨트롤스 정구용 회장은 158억원(34위)을 받았다. 서희건설의 2018년 매출액은 1조2211억원, 인지컨트롤스는 5041억원이다.

최태원, 수감 중 연봉 안 받아 91위

최태원 SK 회장은 5년간 95억원을 받아 그룹 총수로서는 순위가 낮은 9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 회장은 2013년 수감자 신분으로 연봉과 성과급으로 301억원을 받으면서 논란이 일자 이를 반납한 이후 연봉을 받지 않았다. 이후 2015년 8월 사면 출소한 뒤 2016년부터 SK㈜와 SK하이닉스 회장 자격으로 보수를 받아 실제로는 3년치 연봉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지난해 법정구속으로 경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자 급여 일부를 반납한 바 있다. 이재현 CJ 회장은 그동안 미등기 임원으로 보수가 가려져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연봉 5억원 이상 미등기 임원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바뀐 규정에 따라 보수를 처음 공개했는데 160억원이었다. 단 1년치 연봉만으로도 5년 누적 연봉 순위 33위에 올랐다.

국내 1위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에서는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5년간 62억원)보다 김상헌 전 대표(117억원)가 더 많은 연봉을 가져갔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4년간 48억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5년간 114억원, 황창규 KT 회장은 79억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이재경 두산건설 부회장은 123억원,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이 120억원으로 비(非)삼성·비(非)오너 임원 중 순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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