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사용량 실시간 확인 앱 등 IT 획기적 도입

입력 2019.11.22 03:00

[Cover story] 유럽 경제를 지탱하는 기업들

스페인 이베르드롤라

소비자들은 이베르드롤라 전력 관리 앱 ‘에너지 지갑’으로 전기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베르드롤라
EU(유럽연합)의 주요 전력 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에너지 시장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급격한 주가 하락과 매출 감소를 겪었다. 반면 스페인 전력 기업 이베르드롤라(Iberdrola)는 빠른 디지털화로 위기를 타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했다. 단순 전력 기업이 가진 한계를 일찌감치 인정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 덕이다.

이베르드롤라는 금융 위기 이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사업 전환하기를 강조하며 에너지 디지털화에 나섰다. 다른 전력 기업보다 먼저 IT(정보 기술)를 기업 내부에 녹였고, 이는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베르드롤라 연례 보고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은 2016년 292억유로(약 37조원), 2017년 312억유로(약 40조원), 2018년 350억유로(약 45조원)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베르드롤라는 앱 활용에도 먼저 나섰다. 이베르드롤라의 전력 관리 앱 '에너지 지갑(energy wallet)'은 실시간 요금제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전력 소비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고객이 이 앱에 접속하면 현재까지 사용한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번 달 지불해야 할 전기료도 안내한다. 이 앱은 고객들의 계획적 전기 소비를 돕고, 이베르드롤라가 유연하게 전력 공급량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전력 낭비를 예방한다. 이베르드롤라는 디지털화를 통한 경제적 이득이 2022년 6억유로(약 77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절한 디지털화 전략 덕에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2019년 세계에서 뛰어난 CEO(최고경영자) 100인 중 호세 이그나시오 산체스 갈란 이베르드롤라 CEO를 6위로 꼽았다.

신재생 전기 생산·판매를 디지털화

이베르드롤라는 미국, 영국, 멕시코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력을 공급 중이다. 특히 디지털화뿐 아니라 윤리 경영 등 지속 가능 성장 전략을 선보이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베르드롤라는 윤리 경영이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도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직원이 흔들릴 경우 팀이 흔들리고, 팀이 흔들리면 기업이 흔들린다는 것을 여러 사례로 겪으면서다. 이베르드롤라는 인권 존중 등 기업 윤리 가이드라인 10개 항목을 기반으로 기업의 내적 성장을 다진다. 그 결과 글로벌 기업윤리연구소 에티스피어 재단(Ethisphere Institute)은 이베르드롤라를 스페인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1위(전 세계 36위)로 꼽았다.

이베르드롤라는 단순 앱 활용을 넘어 최첨단 IT도 에너지 산업에 적용 중이다. 지난 1월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개발했다. 블록체인 설루션이 적용되면 재생 에너지 발전량과 이동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전력 중개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이 줄어 운용 비용이 절감되고 에너지 분배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인포홀릭리서치는 2018년 2억1040만달러(약 2460억원) 수준인 에너지 부문의 블록체인 시장이 2024년 34억달러(약 3조9763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는 "에너지 기업들이 그들의 인프라를 실시간으로 관리 및 감찰할 수 있는 블록체인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비용 절약과 효율적 관리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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