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포츠에서 감독의 역량은 단기전이거나 큰 게임일수록 더 주목받는다. 게임 수가 많은 정규시즌이나 장기 레이스에서는 최고 승률이 7할, 최저 승률은 3할 언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아무리 약한 팀도 10번 중 3번은 이기고 아무리 강한 팀도 3번은 진다는 뜻으로, 장기전은 감독의 역량보다는 팀 전력이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어려운 숙제는 감독을 키우는 일이다. 리더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지만, 선수 출신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또한, 아무리 리더십을 갖춘다 해도 선수 경험이 없다면 선수들의 입장을 100% 이해하며 기량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감독을 평가하는 기준

어떤 역량을 가진 선수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감독의 성과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감독의 역량을 평가하려면, 한 경기에 투입된 전력이 얼마인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때 앞에서 살펴본 팀 전력 평가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축구처럼 모든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고 팀원 전체의 플레이가 연결된 종목에서는 선수 개인의 기량과 감독의 역량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단장이 주도적으로 팀을 구성하는 미국 스포츠와 달리, 유럽 축구리그에서는 감독들이 팀 구성이나 연봉 협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필드에서의 역량만으로 감독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축구에서는 통산 출장 횟수, 통산 득점, 리그 출장 횟수, 리그 득점, 팀 성적 등과 이적료로 선수가치를 평가하는 공식을 개발해냈다. 이를 토대로 투입 대비 성과를 비교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의 역량을 평가한 연구 자료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감독의 역량에 대한 평가는 감독에게 주어진 팀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감독에 대한 평가는
팀 성적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까지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감독에게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시즌 전과 시즌 종료 후의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 선수단을 보강할 때에도 감독이 가진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프로팀의 경우, 팀 성적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로 감독이 희생양이 된다. 그렇지만 성적에 따라 쉽게 감독을 해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의 대처 능력도 감독의 평가 항목에 포함돼야 한다. 선수들의 집단 반발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수습하는지, 우승 후에 자만심에 빠진 선수들을 어떻게 자극하는지 등도 평가해야 한다.

 

감독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설정된 합리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최선의 방안을 찾아 실행에 옮기기 위함이다. 따라서 감독에 대한 평가도 합리적인 기준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