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목수가 만든 수공예품 온라인 쇼핑몰… 아티스트級 제품

입력 2019.11.08 03:00

[Cover Story] 실리콘앨리 주요 스타트업들

수공예품 쇼핑몰 '엣시'

로버트 칼린 엣시 창업자.
로버트 칼린 엣시 창업자. / 트위터
엣시는 수공예 제품을 만드는 판매자가 중심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엣시 창립자 로버트 칼린(Kalin)은 목수이자 웹디자이너였다. 칼린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이베이가 아닌 특별한 예술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5년 만들어진 것이 엣시다.

엣시는 뉴욕 소비자들의 고급스럽고 까다로운 예술적 취향과 판매자들의 장인 정신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소공산품 위주인 아마존도 2015년부터 수공예 서비스를 출시하고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엣시를 쉽사리 넘을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엣시에서는 수공예품만 팔 수 있으며, 판매자 개개인이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칭한다. 빈티지 상품의 경우 20년 이상이 되어야 하고, 재판매도 허용되지 않는다. 소비자들도 프리미엄 가격을 내서라도 손으로 직접 만든 고급 수공예품을 원하는 까다로운 취향을 갖고 있다.

엣시의 이런 차별화 전략은 까다로운 소비자에게 먹혀들었다. 웹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엣시는 2018년 방문자 기준으로 미국 5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1위 아마존, 2위 이베이, 3위 월마트, 4위 엣시, 5위 홈디포 순이다. 약 1700만명의 아티스트가 3300만명 이상 소비자를 상대로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엣시에서 2017년 기준 30억달러(약 3조4809억원)를 소비했다.

엣시의 단점은 높은 거래 수수료다. 판매자가 물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20센트의 상장 수수료와 5% 거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또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몰릴 경우 제품을 즉각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일부 판매자가 많은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공산품을 수공예품으로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적발되기도 했다. 엣시는 2013년부터 판매자가 공산품을 판매할 경우 플랫폼에서 퇴출하고 있다.

또 수공예품 플랫폼 특성상 공산품을 다루는 IT(정보기술) 플랫폼처럼 전 세계 진출 등 빠른 성장이 어렵다. 엣시를 성장시킨 전략이 도리어 엣시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 때문에 엣시는 2013년 기존 개별 판매자가 만든 수공예품만 판매가 가능하다는 원칙을, 저작권·책임·투명성이라는 3개의 원칙만 지키면 판매가 가능하다는 원칙으로 바꿨다. 사람들을 고용해 제작을 맡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존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성장세 유지가 불확실하다. 엣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하에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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