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트위터·블로그 합친 '움짤 성지'

입력 2019.11.08 03:00

[Cover Story] 실리콘앨리 주요 스타트업들

SNS 업체 '텀블러'

데이비드 카프 텀블러 창업자.
데이비드 카프 텀블러 창업자. / 위키피디아
텀블러는 뉴욕 맨해튼 출신의 데이비드 카프(Karp·33)가 고등학교 중퇴 후 20세 때 만든 소셜미디어(SNS)다. 사진 업로드에 특화된 인스타그램과 게시글 공유에 최적화된 트위터, 관심사가 비슷한 사용자끼리 연결이 가능한 블로그 등의 장점만을 모아 이용자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의 웹사이트 주소를 복사해 붙여 넣으면 사진을 바로 올릴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이모티콘이나 움직이는 사진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10~20대 사이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갔다. 텀블러 앱 내부에서 동영상을 2~3초 분량 잘라내 움짤(움직이는 사진)로 만드는 기능도 제공해 온라인상에서는 텀블러를 '움짤 성지(聖地)'라고 부르기도 했다.

디자이너와 사진작가들이 자신의 작업물을 텀블러에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또 본사가 위치한 뉴욕의 패션공과대학(FIT) 일부 교수는 학생들에게 과제 결과물을 문서로 제출하는 대신 텀블러 주소를 내라고 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에 텀블러의 게시글 수는 급격한 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텀블러에 올라온 게시글은 2011년 50억개, 2014년 829억개, 2018년 1627억개로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별다른 검열이 없었기 때문에 음란물 같은 불법 콘텐츠가 쉽게 올라가고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합성 음란물이 기승을 부렸다. 특히 아동 음란물까지 올라오면서, 일각에서는 텀블러의 검열 시스템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음란물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텀블러는 2018년 12월부터 음란물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음란물을 올리는 블로그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차단했다. 하지만 음란물이 차단되자 동시에 이용자도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8년 12월 5억2000만개에 달하던 계정 수는 2019년 4월 4억4000만개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일간 방문자 수는 30% 가까이 감소했다. 인도 IT 매체 포스바이트는 '텀블러를 대체할 8개의 SNS'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텀블러는 다른 SNS보다 한발 빠른 이벤트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의 명절인 핼러윈(10월 마지막 날)보다 6개월가량 앞선 4월부터 핼러윈 관련 이벤트로 이용자들의 참여를 노렸다. 그 결과 4월 말 핼러윈 관련 단어 태그 수는 4월 초보다 931.26% 늘면서 이용자 활성화로 이어졌다. 텀블러는 이 같은 전략 등을 바탕으로 이미지 특화 SNS로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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