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직원과 소통하는 3가지 방법

    •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저자

입력 2019.10.25 03:00 | 수정 2019.10.26 00:26

[On the Strategy]

거리 좁히고 싶다면 오히려 거리 띄우는 방법 배워야
출장 가는 비행기 옆좌석에 앉지 마라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세대를 막론하고 젊은 세대는 나이 든 세대와 잘 지내고 싶어하지 않거나 별 관심 없다. 기업에서 세대 간의 갈등과 소통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이끌고 성과를 내야 하는 임원과 중간 관리자들이다. 젊은 세대와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람들 행동을 설명할 때 너무 쉽게 성향의 영향은 과대평가하고 상황이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한다. '사람일까 상황일까'의 공저자 리 로스 교수는 이를 '기본적 귀인오류'라는 심리학 용어로 정리해냈다.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이런 오류 중 하나가 "젊은 세대들은 이기적이야"와 같은 말이다. 성향을 들어 그들의 행동을 단순화하며, 정작 그들이 처한 상황을 볼 노력은 하지 않는다.

임홍택의 책 '90년생이 온다'에서 읽어내야할 부분은 젊은 세대 성향 이전에 그들이 처한 상황이다. 그들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사원을 포함한 전 직급이 수시로 구조조정되는 것을 목격하며 자랐다. 글로벌 조사기관 갤럽은 '밀레니얼은 어떻게 일하고 살아가길 원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이들의 변화를 여섯 가지로 압축한다. 연봉보다 일의 의미, 직장만족도보다 자기계발, 단순한 상사보다 코치, 인사평가보다 지속적 피드백 대화, 약점 개선보다 강점 극대화, 단순한 일자리보다 자신이 기여하고 가치를 인정받는 삶을 원한다. 이런 변화가 옳은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은 간극을 줄이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마주하는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일 외의 개인 생활은 묻지 말라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상사에게 권하는 건 세 가지다. 첫째, 그들과 거리를 좁히고 싶다면 오히려 거리 띄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1987년생 친구 4명이 미국 여행 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공항이 아닌 도착지에서 만나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공유했고, 하루 일정은 각자 알아서 다녔다. 함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원하는 사람들만 그렇게 했고, 저녁에는 하루 이야기를 나눈 다음 잠을 잤다. 젊은 세대와 잘 지내고 싶다면 출장 갈 때 기차나 비행기에서 옆에 앉지 말자. 휴가신청서 결재할 때 왜 누구랑 어디 가는지 묻는 건 실례이자 상사로서 평판에도 안 좋다. 직장과 업무 분야 이외 삶에 대해서는 궁금해도 묻지 말자. 직원들에게 소셜 미디어에서 친구 신청하지 말고 카톡과 메시지, 전화 통화는 업무 시간에만 하자.
둘째, 전에는 당연했던 걸 의심해보라. 왜 LG그룹이 월요일 오전 회의를 없앴는지 생각해보자. 주말에 월요일 오전 주간회의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보자. 2주 동안 내가 주재하는 회의를 모두 취소해보는 것이다. 꼭 필요한 것은 담당자와 이야기 나누고 이메일을 쓰자. 회의가 없어도 의외로 업무에 큰 지장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회의에서 상사에게 받은 지시를 자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밑으로 내리는 것이 습관화된 상사도 많다. '척하면 착하고' 알아듣는 것이 젊은 세대에게는 당연하지 않다. 팀원에게 무엇을 요청하고 지시하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하라. 원하는 결과물을 그림 그리듯이 구체적이고(Specific), 성과는 어떻게 측정할지(Measurable), 왜 이런 프로젝트를 하며 회사의 큰 그림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Aligned), 우리 부서 업무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Relevant),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Time-bound), '스마트(SMART)'하게 이야기하라. 여직원, 그녀, 여류작가라는 표현도 삼가하자. 규칙은 간단하다. 남직원, 그남, 남류작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면, 그 반대도 쓰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업무와 관련된 젊은 세대의 이야기에 관심 갖고 듣기 위한 질문 던지기이다. 많은 상사는 부하 직원을 시험하고 괴롭히는 질문에 익숙하다. 하지만, 그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관심 갖고 들어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 컨설팅사 컨버선트의 세 가지 질문은 유용하다. 중요성, 걱정, 상황에 대한 질문이다. 일하면서 그에게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그는 무엇을 가장 걱정하고 있는지, 현재 그가 바라보고 있는 상황은 어떤지 묻는 것이다. 그가 이야기할 때 조언하지 말고, 후속 질문을 던지며 더 들어보라. 뜻하지 않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며, 그들과 더 연결됐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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