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사기 꼼짝마, AI가 간다

입력 2019.10.25 03:00

[Cover Story] ⑧~⑨ 보험 혁명을 이끄는 기업들

美 레모네이드

미국 보험 스타트업 레모네이드는 보험사 운영의 최대 리스크(위험) 중 하나인 보험 사기꾼들을 AI(인공지능)로 잡아낸다. 고객이 마야(maya)라는 이름의 AI 챗봇과 화상 채팅을 하면 고객 목소리와 행동 등이 분석된다. AI는 대화 내용을 18가지 보험 사기 검증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특정 패턴과 유사한 보험금 허위 청구를 자동으로 걸러낸다. 미국 듀크대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Ariely) 교수의 행동경제학 이론을 알고리즘에 결합했다. 애리얼리 교수는 사람들이 특정 상황에서 부정직하게 행동하는 이유를 연구해왔으며, 2016년 2월부터는 최고행동책임자(CBO·Chief Behavioral Officer) 직책을 맡아 레모네이드에 합류했다.

레모네이드 공동 창립자인 다니엘 슈라이버(왼쪽)와 샤이 위닝거.
레모네이드 공동 창립자인 다니엘 슈라이버(왼쪽)와 샤이 위닝거. /블룸버그
레모네이드는 보험 가입 및 보험금 지급 과정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AI 챗봇이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을 담당한다. 사고 후 고객이 앱에 피해 사실 증명 사진과 서류, 영상 등을 올리면 보험금이 몇 초 만에 계산되고, 3분 안에 지급된다. 지난 2016년 외투를 분실한 고객의 보험 청구는 3초 만에 승인되기도 했다.

레모네이드는 세계 최초 오픈소스 보험 약관인 '보험 2.0'도 제공한다. 약관은 보험 대상과 보험금 지급 조건 등 보험계약의 내용을 상세히 적어 놓은 증서다. 전문용어와 어려운 내용 때문에 가입자들이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사인하는 바람에 사후 불만의 원인이 되곤 한다. '보험 2.0'은 누구나 수정이 가능한 오픈소스이며, 실시간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기존 2만자에 달했던 약관 문장이 2300자 분량으로 90% 줄었다. 베일리(bailee·수탁자) 같은 단어는 문장으로 쉽게 풀이했다. 덕분에 가입자가 약관을 읽고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1시간 17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 레모네이드는 2015년 창립 이후 3년 만에 가입자 42만여명을 모았으며,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36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에는 소프트뱅크, 구글벤처스, 알리안츠, 제너럴캐털리스트 등에서 3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받았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Cover Story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