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폰에 고인돌 문화를 입혀라

    •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

입력 2019.10.11 03:00

[On the Strategy]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
전 세계 200여 국가 중에서 한국의 세계기록문화유산, 인류 무형유산 보유 순위는 어떻게 될까? 필자의 수많은 강연에서 이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 자신과 대한민국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잘 모른다. 한국은 3~4위권의 세계 톱 수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960년대 '가나'보다도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상황에서 처절하게 이룬 세계경제 순위는 이제야 11위권인 반면, 반만년의 찬란한 정신문화유산은 세계 톱 수준의 위상이다. 하지만 거의 방치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기업 경영에 입히면 기업 경영의 격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를 예로 들어 보자. 전 세계 고객들은 갤럭시 브랜드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많은 경우에 갤럭시로 인지하기보다는 'S-9', 'S-10' 등의 제품 모델명으로 인지한다. 더군다나 이러한 제품 모델명은 애플의 스마트폰 모델 명칭과 형태가 유사하다.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한국의 정신문화유산과 얼을 느끼는 국내외 고객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문화유산은 기업 경영의 보물

그럼 갤럭시에 어떤 한국 문화유산과 관련된 스토리를 부여할 수 있을까? 고인돌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풀어가보자. '고인돌'과 '갤럭시(은하수)'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국은 고인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인돌 왕국'인데, 고인돌에 있는 구멍은 다름 아닌 별자리를 의미한다. 평범한 돌에 아무렇게나 구멍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고인돌 구멍이 놀랄 정도로 정확한 별자리를 표시하고 있는 성좌도인 것이다. 우리 선현들은 단군조선 때부터 이미 천문·우주에 매우 해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찬란한 천문 역사는 '첨성대'로 계승되고, 만원짜리 지폐의 뒷면에 그려져 있는, 세계에서 둘째로 오래된 천문도인 조선의 '천상열차분야지도'로 이어진다. 우리의 천문우주 지식은 수천년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심지어 놀이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윷놀이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윷놀이판은 북두칠성의 동서남북(7*4=28) 구조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민속인류학자인 스튜어트 컬린은 "한국의 윷놀이는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고 감탄했다.

삼성 갤럭시는 이러한 한국의 얼을 브랜드 스토리, 제품 모델명, 갤럭시 세계 모바일윷놀이대회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3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독특하고 차별화된 명품으로 기업 매출의 질(質)이 달라지게 된다. 고객은 '제품' 이 아니라 제품과 브랜드가 지닌 '철학'을 사게 된다. 둘째, 우리 문화유산을 제품에 녹여서 알릴 수 있다. 전 세계 고객들은 한국이 무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국가라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셋째, 한국 관광과 정신문화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해외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방문을 안 했던 '강화 고인돌' 등이 새롭게 관광 명소로 부각되고, 'K-FOOD', 'K-POP'을 넘어 'K-SPIRIT'이 생겨날 수 있다.

삼성의 갤럭시와 달리 미국 애플의 아이폰은 유구한 문화유산을 담고 싶어도 담을 수 없다. 왜냐하면 미국은 수천년의 문명 역사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에 문화유산을 입히는 것은 기업 경영을 새로운 각도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품은 명품으로 거듭나게 되고, 해당 산업뿐 아니라 관련된 문화와 관광서비스 산업이 성장한다. 국격도 업그레이드된다. 문화유산은 보존할 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 입혀야 할 우리의 귀한 보고(寶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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