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는 한국인 84%가 해외 온라인 여행사 통해 숙소 예약

입력 2019.09.27 03:00

[Cover Story] 거래액 세계 1위, 씨트립 성공 비결
180도 변한 해외여행 트렌드

180도 변한 해외여행 트렌드
1989년 정부가 해외여행을 전면 자유화한 이후 30년 동안 해외로 나가는 여행자 수가 매년 급격하게 늘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해외여행이라면 깃발 든 여행사 가이드를 따라 명승지를 다니는 단체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0여년 새 국내 여행 시장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상대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대신 덜 자유로운 단체 여행에 대한 여행자 선호도는 매년 떨어지고 있다. 대신 이 자리는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는 '개인 해외여행(FIT·Foreign Independent Travel)'이 메웠다. 이들은 골목 깊숙이 자리 잡은 오래된 가게나 중고 서점을 찾아 소도시를 헤매거나 수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유명 문인들처럼 일기를 끄적이는 개인 맞춤형 경험을 원한다. 이들은 이전처럼 오프라인 여행사에서 여행 상품을 사지 않는다. 씨트립, 익스피디아, 스카이스캐너 같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해 제 손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항공권과 숙박, 현지 투어까지 앉아서 예약한다.

'맞춤 여행' 쉬운 온라인 여행사 급성장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가 지난해 국내 여행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해외여행자 가운데 84%가 숙소 예약 시 글로벌 OTA를 이용했다. 국내 여행사를 이용한 비중은 7.4%에 불과했다. 항공권도 마찬가지. 국내 여행사를 찾지 않고 글로벌 OTA를 이용해 비행기 표를 끊은 여행자 비중은 67%에 달했다.

한국 여행 시장의 중심이 단체 여행자에서 개인 여행자로 옮겨오기까지는 20년이 걸렸지만,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에서 이 기간은 훨씬 짧아지는 추세다. 호텔을 대신할 현지인 가정을 주선해주는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나 여행지에서 일일 가이드를 고용할 수 있는 마이리얼트립 같은 새로운 여행 서비스가 널리 퍼진 덕분이다. 중국의 신흥 부자들 사이에서는 파르마나 모데나 같은 이탈리아 북부 소도시 농장에서 팜스테이(farm stay)를 하거나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을 순례하는 '파리 미식 기행'에 나선 후 이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올리는 붐이 일고 있다. 글로벌 여행 관련 스타트업 설립자들의 모임 '보이저HQ'는 올해 뉴욕에서 연 트래블 서밋에서 "SNS가 발전하면서 남들과 다른 나만의 맞춤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더 정교하고 독창적인 경험을 위해 독특한 부티끄 호텔이나 오지에서 묵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 항공사(LCC)가 아시아권과 유럽권을 중심으로 점점 노선을 촘촘히 펼치면서 '새로운 곳으로 부담 없이 떠나는 나만의 여행' 열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단순히 유흥이나 관광지를 섭렵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현지인들과 재능을 나누는 여행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건강한 식습관이나 운동 같은 삶의 방식을 배우기 위한 명상 수련 여행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도에서 요가를 배우거나, 중국에서 무술을 배우고 현지 식재료로 채식이나 유기농 식생활을 즐기는 웰빙 여행이 주류로 부상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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