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충신 "첫눈에 마윈이 리더임을 알아봤다"… 류츠핑, 골드만삭스 떠나 마화텅 품으로

입력 2019.09.06 03:00

현대판 한신과 범증의 대결

알리바바와 텐센트에서 공격적 투자를 이끈 핵심 인물은 차이충신(蔡崇信·55) 알리바바 부회장과 류츠핑(劉熾平·46) 텐센트 사장이다. 차이충신은 대만계 중국인으로, 미 예일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에서 변호사를 지낸 법률가 출신이다. 1995년 홍콩으로 이주해 스웨덴계 투자회사 인베스터AB 부회장을 지냈다. 당시 연봉은 70만달러(약 8억4000만원). 그러나 그의 인생은 1999년 친구 소개로 이름 없는 스타트업 대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만나면서 바뀌었다. 마윈은 차이충신에게 인터넷을 통해 중국 물건을 서양에 팔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모두 마윈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외면했을 때 그는 "첫눈에 리더임을 알았다"면서 가족·친지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하게 알리바바 합류를 결단했다. 첫 월급은 500위안(약 8만5000원)이었다. 이후 마윈은 재무에 대한 모든 것을 차이충신에게 맡겼다. 차이충신은 2000년 소프트뱅크와 골드만삭스의 협상으로 이끌어낸 2500만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2005년 야후차이나 합병, 2014년 알리바바 상장 등 굵직굵직한 사업 결정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평소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회사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협상 자리에는 제일 먼저 나서서 마윈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재산 가치는 올 초 기준 95억달러(약 11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홍콩계 중국인인 류츠핑은 2017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선정 '올해의 인물 50인'에 손정의,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4년 골드만삭스 시절 텐센트 홍콩 증시 상장을 담당했던 류츠핑은 텐센트의 미래 도약을 확신하고 2005년 골드만삭스를 떠나 텐센트에 합류했다. 전략 투자 최고책임자로 입사한 그는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 텐센트 투자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6년 핀란드 게임 업체 슈퍼셀 지분 84.3%를 86억달러에 인수한 작업은 그의 동물적 직감과 추진력이 빛을 발한 인수·합병(M&A) 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룸버그의 브래드 스톤 기자는 그를 "텐센트를 새로운 지평으로 이끄는 마술사"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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