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택시가 날아다닌다, 우리 머리 위로

입력 2019.08.23 03:00

뉴욕 '우버콥터' 지난달 운행… 상용화 시작된 에어택시

세계적인 공유 차량 업체 우버(Uber)는 지난달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헬리콥터 서비스 '우버콥터(Uber Copter)' 서비스를 뉴욕에서 개시했다. 맨해튼에서 존F케네디 공항까지 8분 만에 이동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200~225달러(약 24만~27만원) 수준이다. 택시비의 세 배쯤 되는 높은 비용이지만, 평일 자동차로 차량 정체 때 1∼2시간, 지하철과 철도로는 50∼70분 정도 소요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출장이 잦은 사업가들 사이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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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택시의 승강장 및 도심 관광지 역할을 할 스카이포츠(Skyports). 올해 6월 우버 스카이포츠의 디자인 16개가 전격 공개됐다. / 우버
우버콥터는 2016년부터 항공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해온 우버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 에어택시(Air Taxi)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이 현실이 된 것. 에어택시는 그동안 전세기 형태로 특별한 승객 또는 화물을 실어 나르거나 긴급한 특수 업무를 위해서만 활용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 일반인도 출퇴근 시 드론, 혹은 조종사가 운전하는 에어택시를 스마트폰 호출을 통해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 세계 에어택시 시장은 연간 1조5000억달러(약 181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짐이 아닌 승객을 싣는 드론은 2025년까지 3000대, 2030년까지 1만2000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버는 우버콥터 외에도 내년 미국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호주 멜버른에서 자사가 개발한 에어택시를 시범 운행, 오는 2023년부터 상용 서비스에 나선다고 밝혔다. 우버 에어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과 저소음이다. 헬리콥터는 지나친 소음 때문에 도심 운행에 제약이 있지만, 우버의 에어택시는 전기모터 기반의 프로펠러를 사용, 소음을 일반 헬리콥터의 32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60㏈(데시벨)로 낮췄다.

비용도 합리적인 선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우버가 밝힌 에어택시의 초기 요금은 1마일(1.6㎞)당 5.73달러(약 6900원) 수준이다.

독일 스타트업 '이볼로' 선두

항공 산업이 탄탄하기로 소문난 독일은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가 지원하는 이볼로(E-Volo), 릴리움(Lilium) 등 스타트업이 에어택시 개발에 나섰다. 특히 이볼로는 에어택시 개발 분야 선두 업체로 꼽힌다. 이볼로는 지난 2013년 프로펠러 18개를 가진 수직 이착륙 2인승 전기 비행기인 볼로콥터(Volocopter) 시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 2017년 두바이에서 시험 비행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싱가포르에서도 시험 비행을 할 계획이다. 수직 이착륙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활주로 없이도 도심 내에서 바로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어택시가 만성적인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볼로는 특히 영국 수직 이착륙 비행장 건설사 스카이포츠(Skyports)와 제휴해 싱가포르에 에어택시 전용 이착륙 시설인 '볼로포트'를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시간당 승객 최대 1000명이 에어택시를 타고 내릴 수 있는 '볼로포트'는 주로 건물 옥상, 고속도로 휴게소, 부둣가 시설 등에 설치될 예정이다.

릴리움은 지난 5월 독일 뮌헨에서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5인승 에어택시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전기 엔진 36개로 움직이는 이 '릴리움제트'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릴리움은 2025년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에어택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300㎞의 거리를 60분 정도에 비행할 수 있는데 에어택시가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면 뉴욕 존F케네디 공항에서 맨해튼 중심가까지 단 6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탑승 비용은 70~80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릴리움은 자율 비행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를 의식해 자율 비행보다는 조종사를 탑승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릴리움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털로부터 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이미 투자받았다.

에어버스·보잉도 직접 나서

에어택시 개발에 스타트업만 뛰어든 것은 아니다. 에어버스, 보잉 등 세계적인 항공 대기업도 앞으로 도심 교통 혁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저마다 에어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자회사 'A-큐브드(A³)'를 통해 수직 이착륙 1인승 에어택시인 '바하나(Vahana)'를 개발하고, 지난해 1월 오리건주에서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에어버스 바하나 프로젝트팀은 최근 공식 블로그에 양산형 자율 비행 택시 모델인 '알파 투(Alpha Two)' 사진을 공개했다. 자율 비행 택시 내부 모습은 마치 비디오 레이싱 게임을 연상시킨다. 좌석은 하나뿐이며, 비행경로를 보여주는 고화질 스크린이 달려 있다. 자체 조종 시스템이기 때문에 승객은 스크린을 통해 비행경로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좌석에 앉아 바깥 풍경을 즐기면 된다. 항공기 전면에는 공중에서 장애물을 감지하고 스스로 피하는 하드웨어가 장착되어 있다.

에어버스는 특히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공항과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로 에어택시를 활용할 계획이다.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한 방문객들이 파리 시내로 가려면 버스나 기차로 1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에어버스는 파리공항공단, 프랑스항공안전청, 파리교통공단과 함께 타당성조사 및 에어택시 비행장 선정을 위한 검토 작업 중이라고 발표했다.

보잉도 자율 비행이 가능한 전기 동력 소형 항공기의 테스트 비행을 지난 1월 실시했다. 지난 2017년 인수한 자회사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Aurora Flight Sciences)'의 주도로 버지니아주에서 무인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가 개발한 소형 자율 비행 항공기는 프로펠러나 로터가 아니라 일반 항공기처럼 날개를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구글 창업자와 中 이항도 뛰어들어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창업 및 후원하고 있는 키티호크(Kitty Hawk)도 2~3년 이내에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자율 비행 택시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키티호크가 개발한 2인승 에어택시 '코라(Cora)'는 항공기와 드론의 하이브리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드론 스타트업 이항(Ehang)이 승객 탑승형 자율 드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오는 2023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상용화 계획을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중에 시험 비행과 실증 실험을 하고 2023년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NEC, 일본 항공, 우버 재팬, 보잉 재팬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본 기사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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