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밀레니얼 세대 고객을 잡으려면

    •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입력 2019.08.23 03:00

[WEEKLY BIZ Column]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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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은 대다수 금융회사의 핵심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입출금·이체와 같은 단순 업무를 창구 방문이 아닌 디지털 채널로 처리할 경우 비용이 건당 4달러에서 10센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모바일 사용률이 높은(mobile-first) 고객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주거래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50% 더 높았다. 높은 고객 충성도는 기업의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NPS(고객순추천지수) 점수가 높은 미국 은행들은 최근 3년간 순이자 이익이 13% 증가한 반면, NPS 점수가 낮은 은행들의 이익 증대는 5%에 머물렀다. 디지털 기기, 특히 스마트폰이 생필품인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은행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 디지털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늘려라. 밀레니얼 세대는 음성 비서를 이용한 은행 거래를 선호한다. 음성 비서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기기는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으며, 그 활용 범위 또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의 음성 비서 기기 '에코(Echo)'는 미국 가정 내 보급률이 30% 수준에 도달하는 데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는 등 스마트폰(5년)보다 더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 따라서 은행업계는 음성으로 지원되는 은행 서비스를 강화할 뿐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플랫폼 기능 고도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금융 상담 기능을 강화하라.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어지간한 은행 업무는 스스로 처리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은행 상품 관련 구체적 정보나 전문 금융 지식은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40대 이상 고객과 달리, 이들은 필요할 때 간단한 도움만 받을 수 있다면 복잡한 금융상품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계약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 기반 상담 영역에 많은 전문가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 화상 채팅이나 음성 챗봇과 같은 기능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셋째, 밀레니얼 직원을 '디지털 홍보대사'로 활용하라.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은행에 근무하는 모든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 업체에서는 거의 모든 임직원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반면, 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은행 직원 중 자사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채 50%도 되지 않는다. 임직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본 기사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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