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먼저 다가와 손님을 즐겁게

입력 2019.07.19 03:00

[Cover Story] 이것이 진정한 고객만족 경영 ③ 하이디라오

중국의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에선 특제면을 주문하면 눈앞에서 수타 쇼를 볼 수 있다. 실수로 면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땅에 닿으면 다시 만들어 준다.
중국의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에선 특제면을 주문하면 눈앞에서 수타 쇼를 볼 수 있다. 실수로 면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땅에 닿으면 다시 만들어 준다. / 블로그(orange-dog.com)
중국에서 고객 서비스의 끝판왕으로 손꼽히는 기업은 중국 대표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다. 하이디라오는 해저에서 보물을 건져낸다는 뜻으로 중국, 싱가포르, 한국, 일본 등에 466개(2018년 말 기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디라오 서비스는 소소하지만 감동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이 손님에게 관심을 갖고 먼저 나서서 챙기기 때문이다. 하이디라오에서 경험담은 SNS(소셜미디어)에서 늘 화제다. 중국의 SNS 웨이보에 접시 한쪽에 '엄마와 딸의 정이 깊다(母女情深)'고 쓴 과일 메뉴 사진이 올라왔다. 한 여성이 엄마와 싸우는 모습을 본 직원이 준 선물이었다. 그 여성은 SNS에 "하이디라오는 항상 감동을 준다"고 썼다.

혼자 식당을 찾은 손님은 하이디라오 직원이 "외로움을 덜어 드리겠다"며 사람만큼 큰 인형을 맞은편 자리에 놓아줘 놀랐다고 했다. 여자 손님의 스타킹에 구멍이 난 것을 보고 스타킹을 선물한 직원도 있었다고 한다. 머리가 긴 여자 손님에게는 머리를 묶을 수 있는 고무줄을 건네고 안경을 쓴 손님에게는 안경 닦는 수건을 챙겨준다. 중국 사람들은 이런 하이디라오의 서비스를 두고 "너무 친절해 변태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한다.

하이디라오(Haidilao) 개요 / 하이디라오 경영 실적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런 감동 서비스 덕분에 하이디라오가 중국 외식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한다. 하이디라오에 따르면, 2013년 95개였던 매장은 지난해 466개로 5배가 됐다. 2016년 78억8800만위안(약 1조3500억원)인 매출은 2년 만에 169억6900만위안(약 2조9000억원)으로 배가 됐다. 올해는 200억위안(약 3조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파른 성장세는 하이디라오의 서비스에 빠진 단골들이 받치고 있다. 중국 매장의 경우 연간 방문객 1억명 중 88%가 단골손님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찾는 손님 비율도 60%에 이른다.

직원에게 고객 서비스 재량권 부여

창업자 장융은 24세이던 1994년 8000위안(약 140만원)으로 쓰촨성에 테이블 4개짜리 훠궈 식당을 차렸다. 경쟁은 치열했다. 그는 단골을 만들기 위해 손님의 아기를 돌봐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신발을 닦아주는 등 소소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장융의 식당은 서비스 좋은 집으로 소문이 났고 장융은 '좋은 서비스가 고객을 감동시키고 맛을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고 한다.

감동 서비스의 바탕은 '행복한 직원'이다. 장융은 시골에서 올라와 고생했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최고의 근무 환경을 만들었다. 식당마다 걸어서 20분 이내 거리에 에어컨과 와이파이(무선인터넷)를 갖춘 직원 숙소를 마련했다. 여기선 청소와 빨래도 대신 해준다. 월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퇴직자에 대한 예우도 각별하다. 1년 이상 점장을 한 직원은 8만위안(약 1400만원), 구역 매니저 출신은 최고 800만위안(약 13억7000만원) 상당의 가게를 차려주기도 한다.

하이디라오 직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손님이 필요한 것을 살핀다. 점장 눈치 안 보고 손님들에게 옥수수전이나 과일 등 서비스를 줄 수도 있다. 장융은 "서비스는 훈련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를 매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놓치면 안되는 기사

팝업 닫기

WEEKLY BIZ 추천기사

Cover Story

더보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