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100년을 건 첨단기술 전쟁… 한 명이 꿇어야 끝난다

입력 2019.07.05 03:00

[Cover Story] 미·중 무역분쟁 본질은 무엇인가

미·중 무역분쟁 일러스트
일러스트=김현국
중국 상하이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안팅(安亭)지구. 지하철역을 나오니 독일 폴크스바겐과 중국 상하이자동차 합작사인 상하이다중(上海大衆)의 거대한 자동차 공장이 펼쳐졌다. 이 일대는 중국 정부가 500억위안(약 8조4000억원)을 쏟아부어 구축하는 자동차산업 핵심 전진기지. 이른바 '안팅국제자동차타운(安亭國際汽車城)'이다. 거리 곳곳에 온갖 자동차 선전물이 즐비하다.

안팅은 단순한 자동차 생산공장 집적지가 아니다. 중국 정부가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메카'로 추진하는 야심작이다.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에서 시내로 가다 보면 '자율주행차 시험도로(智能網絡汽車實驗道路)'라는 간판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순환도로 5㎞ 구간이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이 뒤섞여 달리는 시험 주행 지역이다. 택시 안에서 밖을 보니 한적한 도로 사이로 레이더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전자·통신·자동차 결합한 자율주행

안팅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를 연결하는 101번 국도에서도 중국 기업 표지가 붙은 자율주행차를 종종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 전문 신생업체 포니아이(pony.ai)에서 바이두까지 다양한 중국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었다. 자율주행은 전자·통신·자동차가 결합한 분야로 미래 산업 구조에 지각 변동을 불러올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미·중 미래기술 전쟁의 전초전처럼 여겨진다. 아직은 미국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구글 계열사 웨이모(Waymo)는 지난해 말 100만마일 주행 실적을 데이터로 쌓아,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단계인 '레벨4' 자율주행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애리조나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엔 '레벨 4'의 인공지능이 탑재되는 자동차 생산 공장을 세웠다. 도로 곳곳에 센서와 통신기기를 설치해 불완전한 기술을 보완하면서 실험을 벌이는 중국과는 다른 차원이다.

수퍼컴퓨터는 미·중 각축전이 벌어지는 또 다른 분야다. 중국은 2013년 세계 최고 수퍼컴퓨터 순위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7년까지 1위를 지켰으나 2018년 미국에 다시 1위를 내줬다. 중국은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수십억달러(수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계획을 내비쳤다.

AI(인공지능)는 중국이 2030년까지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건 신천지. 그 배경에는 '알파고 충격'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바둑 문외한인 미국 기업 구글이 만든 AI 기계가 인간 바둑 최강자들을 잇따라 꺾는 걸 보고 '스푸트닉(Sputnik)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소련이 미국을 제치고 인공위성 '스푸트닉'을 먼저 쏘아올리자 케네디 행정부가 '아폴로 프로젝트'로 반격에 나선 역사적 사례에 비유한 것이다.

'스타트업 아메리카' 對 '중국제조 2025'

미·중이 벌이는 기술 혁신 전쟁은 빅데이터, ICT, 항공산업, 신소재, AI, 생명과학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펼쳐지고 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란 구호 아래 2025년엔 중국을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탈바꿈시키고, 2035년엔 독일·일본, 2049년엔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미국은 2011년 '첨단 제조업 파트너십(AMP) 2.0'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2012년에는 'JOBS법(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을 내놓으며 혁신 기운을 미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반격하고 있다. 뉴욕시 맨해튼 동쪽 루스벨트 아일랜드에선 코넬공대를 허브로 '실리콘앨리'라는 새로운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가 꽃을 피우고 있다. 버지니아주 첨단제조지원센터에선 에어버스 의뢰로 대학과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카고시는 헬스케어 기업을 대상으로 2015년 스타트업 센터 'MATTER'를 설립했다.

불붙은 미·중 미래기술 전쟁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 WEEKLY BIZ는 미·중 기술 혁신 현장을 살펴보고, 양국 혁신을 주도하는 간판 기업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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