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떠오른 UBS와 도이체방크의 합병

    • 엘리사 마르티니치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19.06.07 03:00

[WEEKLY BIZ Column]

엘리사 마르티니치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엘리사 마르티니치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최근 몇 달간 유럽 은행들의 합병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독일 도이체방크 합병 논의 소식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두 은행은 상호 보완성이 큰 사업을 합병해 선도적인 지역 은행을 만들어낼 방안을 서류상으로 간단히 검토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두 은행의 결합 논의가 자산운용 부문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회사 전체의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고 있다.

이는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 있다.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도이체방크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붙잡아두는 것이 절실하다. 독일 내 경쟁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을 모색해봤지만, 두 은행의 조합으로는 수익성을 회복할 확실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UBS도 부유층 자산 운용 사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주가가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두 은행의 합병은 전략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투자은행 부문을 놓고 봤을 때 합병할 경우 세계 5위인 UBS의 주식 트레이딩 부문과 세계 4위인 도이체방크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이 결합하게 된다. 현금 출납 등 중첩되는 사업의 경우 대부분 거래가 전자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플랫폼이 통합되면서 비용이 절감될 것이며, 월가의 경쟁자들이 있는 미국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진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관리하는 UBS 입장에선 합병을 통해 규모를 늘릴 필요가 없고, 우월한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와 함께한다면 유럽의 가장 큰 경제권인 독일의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어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1조6000억달러의 자금이 손에 들어오면서 경쟁 업체들과의 전쟁에서 더 나은 무기를 갖게 된다. 두 은행 모두 수익률에 대한 압박도 완화될 것이다.

무엇 때문에 합병 논의가 더 진전되지 못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거대 규모의 합병이 불러올 복잡성이 걸림돌일 것이다. 각 나라의 다른 감독기관하에 있는 두 대형 은행이 결합하려면 상당한 믿음의 진전이 필요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규제 측면에서도 의지가 필요하다. 기업 문화를 통합하는 문제, 합병 후 조직 개편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의 문제도 있다. 규제 당국은 합병이 업계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서류상 최고의 합병안도 실제로 실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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