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아디다스처럼 만들고 아마존처럼 팔겠다' IT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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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6.07 03:00

      [Cover Story] 세계 SPA업체들 "자라를 잡아라"

      유니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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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기반으로 실시간 제품 생산체제 구축
      2016년 갭(Gap)을 제치고 자라, H&M에 이어 세계 3위 의류업체로 기세를 올린 유니클로는 이듬해인 2017년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도쿄 도심 롯폰기에 있던 유니클로 본사를 도쿄 주변부인 아리아케로 이전한 것. 기능과 직원 모두를 옮기는 '아리아케 프로젝트'였다. 물류 거점과 사무 기능을 통합한 신개념 본사는 '유니클로 시티 도쿄'로 이름 붙여졌다. 유니클로는 '아리아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디다스처럼 만들고 아마존처럼 팔겠다"면서 유니클로를 패스트패션 업체에서 '정보 제조 소매업'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바꿔가겠다고 선언했다. 2013년 1조엔대 매출에서 5년 만인 지난해 배 이상 성장한 2조1300억엔(23조3000억원)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 IT를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밝힌 것이다.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첨단 IT를 활용,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던 상품 기획 기간을 2주 이내로 단축하고, 고객이 인터넷에서 자기 신체 치수를 입력하고 색상·디자인을 선택하면 10일 내로 해당 제품을 만들어 집으로 보내주는 맞춤형 주문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그 첫 개혁 작업은 재고 처리 개선에서 출발했다. 유니클로는 재무제표상 재고 회전 일수가 평균 55일로 아마존(29일)과 월마트(33일), 갭(44일)과 비교해 상당히 높았다. 이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누적된 문제점이었다. 유니클로는 보통 판매 6개월~1년 전 상품을 기획했다. 그런데 패션 유행이 급변하면서 6개월 전 감각으로는 수시로 변하는 소비자 기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추위에 대비하는 제품을 기획했다가 이상기후로 따뜻한 겨울이 오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약점도 지적됐다. 이런 식으로 예상 못하게 쌓인 재고는 어떻게든 털어내야 했고, 결국 무리한 할인 행사가 반복되다 보니 실적도, 브랜드 가치도 휘청거렸다.

      AI 기반으로 실시간 제품 생산체제 구축

      유니클로는 아리아케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이런 맹점을 해소하기 위해 AI를 바탕으로 한 정보 플랫폼을 구축했다. 각 매장 인기 상품과 구매 수량 등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전 사원이 공유한다. 기존에는 미리 생산한 신상품을 창고에 보관한 다음 계절에 맞춰 매장에 진열했지만 '아리아케 시대' 이후엔 최신 유행과 고객 취향을 실시간으로 반영, 그때그때 상품을 기획·생산·진열한다. 월(月) 단위로 신상품을 생산하던 공장이 주(週) 단위 체제로 바뀌었다.

      상품별 팀제도 도입했다. 하의·상의, 외투, 내의, 잡화 등 각 상품군별로 기획에서 판매까지 한꺼번에 관리하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편하게 사고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세븐일레븐이나 패밀리마트·로손 같은 4만3000여개 편의점 점포에서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자동화 물류 체계도 정비했다. 유니클로는 2017년부터 모든 상품에 IC 칩을 넣은 RFID(무선 자동 식별) 태그를 부착하고 있다. 이 태그로 재고·판매 동향을 파악, 자동 검품을 마친 상품들은 보관 창고로 옮겨진다. 주문에서 출하까지 평균 8~15시간 걸리던 것도 15분에서 최대 1시간 이내로 줄었다.

      고급화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 업체 자라나 H&M이 패션 브랜드로서 이미지가 강하다면 유니클로는 실용적인 기능성 제품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 유럽 출신 디자이너와 협업 브랜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2017년부터 직접 파리·뉴욕으로 건너가 유니클로 전시회를 열고 '패션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유럽·미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리엔 연구개발(R&D)센터까지 열어 유럽 유행과 라이프스타일, 신소재를 제품에 반영한다. '홀가먼트(whole garment)' 기술을 보유한 시마세이키 제작소와 손잡고 지난해 9월부터 3D 니트, 원피스 판매도 시작했다. 홀가먼트는 무봉제 의류로, 실로 연결한 부분이 없어 착용감이 좋고 고급스러우면서 자연스러운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