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6.07 03:00
[Cover Story] 세계 1위 '자라'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디지털 시대 미래 성장을 주도할 새로운 기업을 '반역적 대기업(scale insurgent)'이라 부를 수 있다. 스타트업(혁신 역량)과 대기업(규모의 경제) 장점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업들이다. 미국 아마존을 비롯해 적잖은 실리콘밸리와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자라(ZARA)는 실리콘밸리 출신은 아니지만, 핵심 성공 요인은 유사하다. 어떻게 패션 시장이 진화할 수 있는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민첩한 갖춘 대기업
첫째, 자라는 기업 규모가 크면서 고객과 민첩하게 교감하는 양립 불가능할 듯한 가치를 적절히 조화한다. 창립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경영 철학에 대해 "한 손은 공장을, 다른 한 손은 고객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라는 이런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3가지 행동 지침을 갖고 있다. '앉아서 추측하지 말고, 시험해봐라(Test, don't guess)' '관리 지표를 정교하게 관리하라(Same metrics, greater depth)'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만 고객과 항상 대화하라(Leverage technology, but always talk with customer)'. 고객과 민첩한 교감을 중시하는 자라 전략은 경영 성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라는 2주 단위로 점포 색깔을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고객이 평균 대비 3~4배가량 많게 점포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재고 수준은 2~3배 낮게 유지한다.
둘째, 핵심 부서 역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자라는 점포 매니저와 제품 디자인팀을 핵심 두 부서로 정하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짠다. 점포 매니저는 고객 요구를 제품·디자인팀에 전달하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반품·교환 이유, 제품 착용감에 대한 고객 평가 등을 상세하게 보고한다. 제품 생산팀은 시장조사·디자인·생산을 아우르는 한 팀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점포 매니저 피드백과 실시간 매장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제품 방향성을 설정하고 빠른 생산과 실험을 주도한다.
마지막으로 자라는 미래 성장을 위해 '제2 엔진'을 계속 육성하고 있다. 핵심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고객·가격 세분화로 반복적 확장을 추구한다. 모기업인 인디텍스 매출의 30% 이상이 이러한 새로운 사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자라 성공 모델' 도입 잇따라
국내 패션 시장에서 미래형 사업 모델을 이끄는 '한국형 자라'는 누구인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라가 패션 업계의 '반역적 대기업' 모델을 제시했다면, 한국 시장에서는 대형 패션 브랜드 업체가 아니라 작은 쇼핑몰에서 출발해 자라의 성공 공식을 온라인 판에서 재해석한 신규 업체들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 대표 주자는 '난닝구' '육육걸스'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형 자라 모델을 만들었을까? 온라인 쇼핑몰 사업 모델은 업계의 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은 매년 4~5%씩 안정적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판매 제품과 방식면에서 성장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늘 비슷한 스타일을 계절별로 내놓는 대형 브랜드 중심에서 다양한 스타일, 새로운 브랜드를 적극 탐색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구매 방식도 실물을 눈으로 보고 입어보고 사던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패션의 온라인 채널 침투율은 이미 20%에 달하며, 모바일 쇼핑 매출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놀랍게도 이들은 '반역적 대기업' 성공 공식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패션몰 생태계 장점을 적극 활용해 신제품 출시 속도 극대화, 같은 상품이라도 개별 회사의 스타일링과 상품 기획을 통한 차별화는 고객의 사이트 방문 빈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었다. 국내에서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은 최근 중국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 브랜드와 비교해 볼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도 볼 수 있다.
미래의 패션은 규모와 속도의 가치를 구현해내는 '반역적 대기업'이 주도할 것이다. 자라에서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많은 온라인 패션 기업이 재해석해 확장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 패션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시점이다. '반역적 대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철학, 운영 및 파트너십 모델, 조직원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바뀌어야만 가능하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고민과 변화의 시작은 당장 착수해도 늦었을 수 있다.
스타트업의 민첩한 갖춘 대기업
첫째, 자라는 기업 규모가 크면서 고객과 민첩하게 교감하는 양립 불가능할 듯한 가치를 적절히 조화한다. 창립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경영 철학에 대해 "한 손은 공장을, 다른 한 손은 고객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라는 이런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3가지 행동 지침을 갖고 있다. '앉아서 추측하지 말고, 시험해봐라(Test, don't guess)' '관리 지표를 정교하게 관리하라(Same metrics, greater depth)'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만 고객과 항상 대화하라(Leverage technology, but always talk with customer)'. 고객과 민첩한 교감을 중시하는 자라 전략은 경영 성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라는 2주 단위로 점포 색깔을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고객이 평균 대비 3~4배가량 많게 점포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재고 수준은 2~3배 낮게 유지한다.
둘째, 핵심 부서 역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자라는 점포 매니저와 제품 디자인팀을 핵심 두 부서로 정하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짠다. 점포 매니저는 고객 요구를 제품·디자인팀에 전달하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반품·교환 이유, 제품 착용감에 대한 고객 평가 등을 상세하게 보고한다. 제품 생산팀은 시장조사·디자인·생산을 아우르는 한 팀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점포 매니저 피드백과 실시간 매장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제품 방향성을 설정하고 빠른 생산과 실험을 주도한다.
마지막으로 자라는 미래 성장을 위해 '제2 엔진'을 계속 육성하고 있다. 핵심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고객·가격 세분화로 반복적 확장을 추구한다. 모기업인 인디텍스 매출의 30% 이상이 이러한 새로운 사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자라 성공 모델' 도입 잇따라
국내 패션 시장에서 미래형 사업 모델을 이끄는 '한국형 자라'는 누구인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라가 패션 업계의 '반역적 대기업' 모델을 제시했다면, 한국 시장에서는 대형 패션 브랜드 업체가 아니라 작은 쇼핑몰에서 출발해 자라의 성공 공식을 온라인 판에서 재해석한 신규 업체들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 대표 주자는 '난닝구' '육육걸스'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형 자라 모델을 만들었을까? 온라인 쇼핑몰 사업 모델은 업계의 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은 매년 4~5%씩 안정적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판매 제품과 방식면에서 성장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늘 비슷한 스타일을 계절별로 내놓는 대형 브랜드 중심에서 다양한 스타일, 새로운 브랜드를 적극 탐색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구매 방식도 실물을 눈으로 보고 입어보고 사던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패션의 온라인 채널 침투율은 이미 20%에 달하며, 모바일 쇼핑 매출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놀랍게도 이들은 '반역적 대기업' 성공 공식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패션몰 생태계 장점을 적극 활용해 신제품 출시 속도 극대화, 같은 상품이라도 개별 회사의 스타일링과 상품 기획을 통한 차별화는 고객의 사이트 방문 빈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었다. 국내에서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은 최근 중국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 브랜드와 비교해 볼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도 볼 수 있다.
미래의 패션은 규모와 속도의 가치를 구현해내는 '반역적 대기업'이 주도할 것이다. 자라에서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많은 온라인 패션 기업이 재해석해 확장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 패션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시점이다. '반역적 대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철학, 운영 및 파트너십 모델, 조직원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바뀌어야만 가능하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고민과 변화의 시작은 당장 착수해도 늦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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