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승자와 패자를 갈랐나

입력 2019.04.26 03:00

[Cover Story] 일본 잃어버린 30년… 진 별 5, 뜬 별 5

"잃어버린 30년 근본 원인은 기업들
혁신 통한 새 상품과 서비스 창출 실패한 것
아베노믹스도 한계 기업 혁신만이 정답"

요시가와 히로시(吉川洋·68)
1989년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는 역대 최고인 3만8915엔을 찍었다. 평균 임금 인상률도 5.2%를 기록하면서 5년 만에 최고. 일본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넘실댔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거품이 꺼지고 1997~1998년 불량 채권 문제로 촉발된 금융 위기 후유증을 겪으며 이후 '잃어버린 30년'이란 장기 침체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다. 거시경제학자인 요시가와 히로시(吉川洋)도쿄대 명예교수는 이 시기를 진단하면서 "장기 침체 근본 원인은 일본 기업이 혁신을 통해 강력하고 새로운 상품·서비스 창출에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소재에서 상품,서비스까지 모든 걸 새로 창조한다는 각오로 활로를 찾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성장률 1%대라는 저성장 고착기에 들어선 일본으로선 "새로운 상품·서비스 창출만이 살길"이라면서 "인구가 줄어도 경제가 성장하면 상품·서비스 단가는 오르고 소비 총액이 확대하는데 기업에 기회"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와 니토리 같은 신흥 기업들은 "단순한 가격 파괴 전략이 아닌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로 혁신을 일궜다"고 평가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선 "미 금리 인하와 엔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개선된 것일 뿐"이라면서 "GDP의 60%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감소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진다는 극단적인 '제로 성장론'을 경계했다. 선진국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는 인구보다 '1인당 소득 성장'이며 바로 이 1인당 소득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은 이제 혁신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저출산 문제로 고민하는 한국에 대해선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저출산·고령화 자체보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 격차 확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소득·자산, 건강 상태 등에 따라 고령자들 사이에도 격차가 벌어지는데 이로 인한 사회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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