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이 '구독 서비스' 판매 방식을 도입한 이유

    • 새라 할자크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19.03.29 03:00

[WEEKLY BIZ Column]

새라 할자크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새라 할자크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매달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대신 무제한 스트리밍 영상을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신문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 쓰는 구독 경제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류나 화장품, 생활용품뿐 아니라 이제는 자동차도 구독료만 내면 바꿔가며 탈 수 있는 '렌털 진화형 모델'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최근 엉뚱한 기업이 구독 모델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체 버거킹이다. 버거킹은 지난 22일 매달 5달러(약 5670원)를 내면, 레스토랑 방문 시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발표했다. 만약 버거킹이 근처에 있거나 버거킹을 자주 방문하던 고객에게는 꽤나 솔깃한 제안이다. 두세 번만 방문해도 고객은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은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낮다. 그들은 저렴한 상품을 찾아 구매하지, 특정 브랜드를 규칙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버거킹의 구독 서비스는 가성비 중시 고객에게도 반드시 매장을 방문해야 할 동기를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특히 레스토랑 산업 전반적으로 방문 고객이 줄어드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버거킹은 꽤나 똑똑한 전략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앞다퉈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점은 의아하다. 특별히 구독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재화 및 서비스도 이제 구독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바크(Bark), 해리스(Harry's), 네이티브(Native) 등 구독 서비스로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들은 이제 타겟 등 대형 유통 체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서 대형 마트와 손을 잡은 것이다. 모바일 앱을 통한 구독 모델은 주로 젊은 층에게만 유효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버거킹은 왜 굳이 구독 모델을 도입했을까. 버거킹이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보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버거킹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버거킹 앱을 받아야 할 동기가 전혀 없었다. 이번 기회에 버거킹은 누가 충성 고객인지 알 수 있고, 그들에게 각자 알맞은 할인 쿠폰을 보내는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다. 충성 고객을 선별해 관리하면서 효과적 마케팅 전략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유통 업계에 무분별한 구독 서비스는 추천하지 않는다. 구독 모델은 잘되어 봤자 틈새 시장 공략에 지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사업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실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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