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1% 수익률의 은둔자… '트럼프'에 투자하며 모습 드러내

입력 2019.03.29 03:00

[Cover Story] 포스트 금융위기 성공 방정식… 대가 4명의 투자전략

제프리 탈핀스 '엘리먼트 캐피털' 회장

[Cover Story] 포스트 금융위기 성공 방정식… 대가 4명의 투자전략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월스트리트의 큰 손으로 떠오른 4인의 투자 대가. 제프리 탈핀스 엘리먼트캐피털 회장 / 블룸버그
제프리 탈핀스(Talpins·43) 엘리먼트 캐피털 회장은 월스트리트에서 '은둔자'라는 별명이 붙은 헤지펀드 투자자다. 지난 13년간 단 한 해도 손실을 보지 않고 연평균 투자 수익률이 21%에 달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여간해선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론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Cover Story] 포스트 금융위기 성공 방정식… 대가 4명의 투자전략
탈핀스가 본격적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투자 전략을 대거 손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주가를 부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 주식과 달러화를 사들이는 한편 유로화 등 유럽 지역 자산은 매도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꾸렸다.

그의 투자 전략이 빛을 본 것은 2017년 말 대선 공약이었던 감세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대로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면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오른다는 판단에 따라 탈핀스는 대형주 중심의 S&P 500지수 옵션을 사들였다. 파생상품인 옵션은 주가가 오르면 개별 주식을 사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옵션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금융 상품이다.

당시 그는 이 옵션 투자로 30억달러를 벌며 명성을 날렸다.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 집계에 따르면 탈핀스가 운영하는 엘리먼트 캐피털의 지난해 운용 규모는 182억달러를 기록, 3년 전보다 60억달러가 늘어났다. 엘리먼트의 투자 수수료와 성과 보수는 각각 2.5%와 25%에 달해 업계 평균(1.4%, 17%)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지만 몇 차례의 '대박 베팅'이 성공을 거둔 덕분에 운용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투자공사와 블랙스톤이 각각 1억달러를 맡겼다고 한다.

거시 경제 분석한 뒤 선물·외환 거래

탈핀스는 공개 석상에서는 '은둔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투자 정보를 모을 때는 그 누구보다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퇴임식 일화는 그의 열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탈핀스는 버냉키의 퇴임사가 끝나자마자 그의 면전 앞으로 찾아가 10여개의 질문을 속사포로 던졌다고 한다. 물러나는 고위 관료에게 퇴임식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그는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참석자 명단부터 회의 분위기 등 상세한 것 하나하나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너무 꼬치꼬치 캐묻다 보니 주변 분위기가 얼어붙어 버렸다. 하지만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질문을 다 던지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고 한다.

예일대 출신인 탈핀스는 학창 시절부터 투자가의 꿈을 꿨다. 방학 때마다 컴퓨터실에 틀어박혀 투자 프로그램을 짜는 일에 열중했다고 한다. 학생 시절에는 조지 소로스처럼 경제 분석을 바탕으로 선물, 외환을 사고파는 '매크로' 투자 전략을 공부했다가 점차 수학·통계 분석 방식을 도입해 현재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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