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3.29 03:00
| 수정 2019.04.08 19:13
CEO 행동주의 전도사, 앤디 폴란스키 '웨버샌드윅' CEO
미 아웃도어 의류업체 파타고니아(Patagonia)는 2017년 12월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전쟁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타주를 비롯한 전국 자연보호구역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자사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당신 땅을 훔쳐가고 있다"는 문구를 커다랗게 걸고 맹비난하고 나선 것. 창업자와 CEO가 나란히 트럼프 행정부를 '악마'라고 부르면서 이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행동을 업계에선 CEO 행동주의(CEO activism)라는 용어로 정리한다. 기후변화, 소득 불평등, 동성 결혼, 이민, 인종차별을 비롯해 논란이 되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CEO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행태를 가리킨다. 세계 최대 홍보회사 중 하나인 웨버샌드윅 앤디 폴란스키(Polansky) CEO는 CEO 행동주의의 전도사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CEO 행동주의는 그 자체로서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새로운 흐름"이라면서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겐 이런 CEO가 더 호감을 주기 때문에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왕이면 가치관이 뚜렷한 CEO가 몸담은 회사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Q1. 왜 CEO 행동주의에 주목해야 하나.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어느 세대(X세대나 베이비붐 세대)보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다. 더구나 소셜미디어 발달로 언제나 이런 문제를 놓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창구도 다양해졌다. 뭔가를 살 때 단지 제품 기능(성능)이나 유명세만 따지지 않는다. 가치관이나 취향에 따라 물건을 사기도 하고 불매 운동도 벌인다. 조직에 있는 직원들도 그런 성향이 다분하다. 특정 사회문제에 대해 회사가 어떤 태도인지 궁금해한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런 현상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 CEO가 묵묵히 회사 일만 열심히 한다고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 마크 베니오프(Benioff) CEO는 "요즘 제3의 정당이 떠오르고 있다"면서 "바로 CEO당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올 초 연례 서한에서 "단지 실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책임에 충실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Q2. 민감한 문제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건 아닌가.
"물론 가만 있으면 더 안전할 순 있다. 그러나 사업이란 원래 리스크를 지는 것이다. 자체 설문 조사를 보면 미국인들은 CEO가 공개적으로 사회 문제에 대해 의사를 밝히는 걸 호의적으로 보는 비율이 늘고 있다. 제프리 이멀트 전 GE 회장은 '신념을 밝히지 않는 건 진실되지 않다. 우리 사업 가치와 사명에 연관된 사회적 문제라면 의견을 얘기하지 않는 게 비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패스트푸드 업체 칙필레 댄 케이시 CEO는 2012년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스포츠의류 업체 언더아머 케빈 플랭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의 진정한 자산"이라고 말했다가, 자사 광고 모델인 농구 선수 스테픈 커리를 비롯한 여러 스타들에게 빗발치는 항의를 받았다. 오라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반이민 정책에 대해 회사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자 직원들이 항의 성명을 내자고 CEO에게 탄원서를 전달했다.
이런 행동을 업계에선 CEO 행동주의(CEO activism)라는 용어로 정리한다. 기후변화, 소득 불평등, 동성 결혼, 이민, 인종차별을 비롯해 논란이 되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CEO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행태를 가리킨다. 세계 최대 홍보회사 중 하나인 웨버샌드윅 앤디 폴란스키(Polansky) CEO는 CEO 행동주의의 전도사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CEO 행동주의는 그 자체로서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새로운 흐름"이라면서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겐 이런 CEO가 더 호감을 주기 때문에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왕이면 가치관이 뚜렷한 CEO가 몸담은 회사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Q1. 왜 CEO 행동주의에 주목해야 하나.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어느 세대(X세대나 베이비붐 세대)보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다. 더구나 소셜미디어 발달로 언제나 이런 문제를 놓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창구도 다양해졌다. 뭔가를 살 때 단지 제품 기능(성능)이나 유명세만 따지지 않는다. 가치관이나 취향에 따라 물건을 사기도 하고 불매 운동도 벌인다. 조직에 있는 직원들도 그런 성향이 다분하다. 특정 사회문제에 대해 회사가 어떤 태도인지 궁금해한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런 현상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 CEO가 묵묵히 회사 일만 열심히 한다고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 마크 베니오프(Benioff) CEO는 "요즘 제3의 정당이 떠오르고 있다"면서 "바로 CEO당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올 초 연례 서한에서 "단지 실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책임에 충실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Q2. 민감한 문제에 대해 잘못 얘기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건 아닌가.
"물론 가만 있으면 더 안전할 순 있다. 그러나 사업이란 원래 리스크를 지는 것이다. 자체 설문 조사를 보면 미국인들은 CEO가 공개적으로 사회 문제에 대해 의사를 밝히는 걸 호의적으로 보는 비율이 늘고 있다. 제프리 이멀트 전 GE 회장은 '신념을 밝히지 않는 건 진실되지 않다. 우리 사업 가치와 사명에 연관된 사회적 문제라면 의견을 얘기하지 않는 게 비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패스트푸드 업체 칙필레 댄 케이시 CEO는 2012년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스포츠의류 업체 언더아머 케빈 플랭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의 진정한 자산"이라고 말했다가, 자사 광고 모델인 농구 선수 스테픈 커리를 비롯한 여러 스타들에게 빗발치는 항의를 받았다. 오라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반이민 정책에 대해 회사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자 직원들이 항의 성명을 내자고 CEO에게 탄원서를 전달했다.
Q3. 발언을 한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나.
"투자자나 고객, 지역사회, 주주까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 사회문제가 왜 어떻게 기업 가치와 사명에 연결되는 건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때 직원들도 공감하고 참여감을 느낄 수 있게 미리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활동도 동반해야 한다. 발언하기 전에 담당 팀과 조율해, 어떤 채널을 활용할지, 메시지 강도나 문구는 어떻게 할지 다듬으면 좋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들어올 수 있는 반응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에 빠질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면 반대 측 항의가 밀려들 수 있는데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
아직은 CEO가 사회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면 종종 '자기 인기 높이려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교하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 외부 단체와 적절하게 협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Q4. CEO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건 어떤가.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한다. 소셜미디어는 CEO들이 주주는 물론 직원들에게 서로 연결(connected)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그래서 소속감과 친근감을 주는 좋은 수단(vehicle)이다.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자회견을 할 수도 없고, 소셜미디어야말로 CEO들에겐 상시적인 주주총회 공간이 될 수 있다. 구세대 CEO들도 점차 이런 충고가 가진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CEO 행동주의를 강요하진 않는다. 다만 데이터가 말해준다는 걸 강조한다. 이제 CEO들도 행동주의 시대에 몸을 맞춰가야 한다."
Q5. CEO 행동주의를 잘 실천하는 회사는 어딘가.
"스타벅스와 애플을 들 수 있다. 스타벅스 케빈 존슨 CEO는 지난해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무고한 흑인 2명이 매니저 실수로 경찰에 신고, 체포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전국 매장을 임시 휴업시킨 뒤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펼쳤다. 총기 사고가 심각하자 매장 내 총기 소지자 출입을 금지한 일도 있다. 애플 팀 쿡 CEO는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한 뒤 고향인 앨라배마주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고 성적 소수자 권리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성 결혼 지지자들 사이에서 애플 제품 구매 의사는 증가한 반면, 반대자들도 구매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투자자나 고객, 지역사회, 주주까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 사회문제가 왜 어떻게 기업 가치와 사명에 연결되는 건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때 직원들도 공감하고 참여감을 느낄 수 있게 미리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활동도 동반해야 한다. 발언하기 전에 담당 팀과 조율해, 어떤 채널을 활용할지, 메시지 강도나 문구는 어떻게 할지 다듬으면 좋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들어올 수 있는 반응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에 빠질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면 반대 측 항의가 밀려들 수 있는데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
아직은 CEO가 사회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면 종종 '자기 인기 높이려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교하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 외부 단체와 적절하게 협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Q4. CEO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건 어떤가.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한다. 소셜미디어는 CEO들이 주주는 물론 직원들에게 서로 연결(connected)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그래서 소속감과 친근감을 주는 좋은 수단(vehicle)이다.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자회견을 할 수도 없고, 소셜미디어야말로 CEO들에겐 상시적인 주주총회 공간이 될 수 있다. 구세대 CEO들도 점차 이런 충고가 가진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CEO 행동주의를 강요하진 않는다. 다만 데이터가 말해준다는 걸 강조한다. 이제 CEO들도 행동주의 시대에 몸을 맞춰가야 한다."
Q5. CEO 행동주의를 잘 실천하는 회사는 어딘가.
"스타벅스와 애플을 들 수 있다. 스타벅스 케빈 존슨 CEO는 지난해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무고한 흑인 2명이 매니저 실수로 경찰에 신고, 체포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전국 매장을 임시 휴업시킨 뒤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펼쳤다. 총기 사고가 심각하자 매장 내 총기 소지자 출입을 금지한 일도 있다. 애플 팀 쿡 CEO는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한 뒤 고향인 앨라배마주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고 성적 소수자 권리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성 결혼 지지자들 사이에서 애플 제품 구매 의사는 증가한 반면, 반대자들도 구매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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