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中 사이서 줄타기 어려워져… 우선 일본을 우군으로 끌어들여야"

입력 2019.02.15 03:00

한국에 주는 충고

"한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한·일 관계부터 먼저 회복해야 합니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이른바 4강(强) 틈바구니에서 각종 지정학적 난제에 맞닥뜨린 한국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브레머 회장은 문재인 정부 외교정책에 대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와 노력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친중(親中) 정책은 한계점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마냥 중립을 지키기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브레머 회장 진단이다.

브레머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러시아·북한 등 주요국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홀로 외교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공동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이웃과 손을 잡는 게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역사 문제로 일본과 갈등이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조금 더 유연한 태도로 일본을 확실한 우군으로 끌어들여 외교 무대에서 지렛대로 삼아야만 북한 비핵화는 물론 경제·안보 분야에서 실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브레머 회장은 지난해 아베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유연한 외교정책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아베 총리가 CEO(최고경영자) 수십명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사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싶다"며 "2012년부터 센카쿠열도 분쟁으로 으르렁거렸던 두 국가마저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브레머 회장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의 관료주의, 의회의 반대 등 수많은 장벽을 넘어야 하는 데다 이미 멕시코 장벽 건설 문제에서 너무 많은 기력을 써버려 주한 미군 철수를 관철할 '정치적 자본'도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다. 그는 "트럼프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하려는 가능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현 단계에서는 심각한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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