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틱' 동영상 만들어 친구에게 '톡톡' 틱톡, 유튜브를 위협한다

입력 2019.02.15 03:00

전 세계 5억명 이용하는 中 '틱톡'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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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중국 정부가 지난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공개한 '개혁·개방 걸출 인물 100명' 명단에서 주목을 받았던 기업가는 바이트댄스(ByteDance) 장이밍(張一鳴) 창업자였다.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주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전 세계 언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이 명단에 알리바바 마윈부터 텐센트 마화텅, 바이두 리옌훙, 하이얼 장루이민, 롄샹 류촨즈 등 쟁쟁한 창업 1세대와 더불어 '바링허우'(1980년대생) 창업가 장이밍이 당당 이름을 올린 것이다.

2012년 문을 연 바이트댄스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게 된 계기는 지난해 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 회사에 30억달러를 투자하면서부터다. 당시 손 회장이 매긴 이 회사 가치는 750억달러. 우버 등 주요 실리콘밸리 '유니콘 기업'가치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무엇이 손 회장의 눈길을 사로잡았을까. 그 중심엔 소셜미디어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이 있다.

유튜브가 대세라는 건 누구나 다 알지만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에게 진짜 대세는 틱톡이다. 바이트댄스는 2016년 9월 틱톡을 시작했고, 지난해 6월엔 월간 활성 이용자(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MAU)가 5억명을 돌파해 승승장구 중이다. 틱톡이 유튜브 등 기존 동영상 플랫폼 아성을 위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① 스마트폰에 적합한 15초짜리 동영상

틱톡의 차별화 포인트는 짧은 동영상을 찍어서 공유하는 앱(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점이다. 틱톡은 하나하나 영상을 15초로 제한하는 대신, 동영상을 계속 이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이 짧은 동영상 시청에 적합하다는 점에 착안한 특징이다. 유튜브 등 대다수 동영상 플랫폼이 PC 사용자를 기반으로 진화해온 것과 달리 틱톡은 그 탄생부터 스마트폰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앱을 설계했다.

이는 상당수 IT 기업이 유튜브를 모방해 비슷비슷한 기능 동영상 앱을 출시했던 것과 다르다.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로 유명한 벤처캐피탈리스트 메리 미커(Meeker)는 최근 '인터넷 트렌드 2018'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짧은 영상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의 틱톡과 콰이쇼우 등이 짧은 영상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② 주목받고 싶은 Z세대 욕망을 간파

틱톡은 주로 Z세대라 불리는 10·20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Z세대를 끌어들이는 차별점은 다양한 특수효과와 영상편집 기능이다. 다른 영상편집 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슬로모션, 스플래시, 반짝거림 등 다양한 효과를 삽입할 수 있다. 영상편집을 알지 못하는 문외한도 2~3분이면 그럴듯한 동영상을 뚝딱 만들어낸다.

틱톡의 본질적인 차별점은 이러한 기능을 바탕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처럼 소셜 미디어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일상 사진을 공유하는 기능으로 인기를 얻었다면, 틱톡은 다양한 특수효과와 영상편집 기능으로 만든 자신의 창작물을 대중과 공유해 '주목받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긴다. 15초 안에 음악과 영상을 수백만 사용자에게 강력히 어필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특한 아이디어나 강렬한 영상들이 줄을 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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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탈(脫)정치 동영상 플랫폼

최근 유튜브 등 기존 주류 동영상 플랫폼엔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특정 정치 세력과 50대 이상 고령층이 몰려와 정치 난투극을 벌이는 사용자가 많아졌다. 또한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상당수 주류 소셜 미디어 역시 특정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방하는 대자보로 변질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지친 젊은 층이 틱톡으로 이주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틱톡엔 주로 립싱크를 하거나 춤추는 모습, 친구·가족과 함께 춤추며 찍은 영상이 많다. 예를 들어, 전 세계 10대들 사랑을 받는 손가락 춤(손 댄스)이나 셔플댄스는 국가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인기 영상이다. 이는 트렌드를 좇는 사용자들이 개성을 더한 콘텐츠를 생산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④ 유명인 가세하며 모방 심리 자극

틱톡이 국내외로 인지도를 넓힌 배경은 연예인·인플루언서 등 유명인이 대거 합류한 덕분이다. 가령 지난해엔 인기 남자 아이돌 비투비의 육성재, 프로듀스 101의 유선호 등이 참여해서 화제가 됐다. 유명인들이 춤이나 노래 영상을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이 비슷한 영상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소문'을 타게 되는 구조다.

틱톡에서 사용되는 음악이 창작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음악이라는 점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포인트다. 일반 음악 서비스와 달리 음악의 2차 소비 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기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는 또 다른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⑤ 초기부터 상업화 수익모델 실험

손정의 등 주요 투자자가 틱톡에 주목한 요소 중 하나는 틱톡이 출범 초기부터 다양한 수익 창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틱톡 영상에 브랜드를 노출해주는 게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는 팔로어 400만명을 거느린 틱톡 유저와 협업한 적이 있다. 이 틱톡 유저는 마이클 코어스의 제품을 착용하고 도시를 배경으로 찍은 영상을 공개해 10~20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틱톡은 이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광고료를 받는다.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은 문제

그러나 틱톡 역시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당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부상의 위협'이라는 보고서에서 "틱톡과 같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국의 소셜미디어 앱은 개인정보 보안이 취약하다"며 "사용자 정보가 중국으로 전송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번 정보가 넘어가면 어떻게 사용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틱톡이 개인 식별 정보는 물론 위성항법장치(GPS), 인터넷 주소, 위치 정보와 단말기 정보, 주소록, 문자메시지 등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쉽게 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지털 음원 저작권 관리 방식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페이스북과 스냅챗 역시 음악을 활용하려 했으나 저작권 문제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 틱톡은 제약 없이 음악을 활용하고 있지만 향후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경우, 위축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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