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여파에 주춤하는 유럽… 런던 경착륙 공포

입력 2019.01.25 03:00

[Cover Story] 韓·美·中·日·유럽 부동산 어디로 가나

유럽
유럽은 2009년 그리스·이탈리아 등 남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 역시 3~4년 가까이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2015년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글로벌 부동산 투자의 무게추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저금리를 등에 업은 투자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상승 폭이 가팔라졌다. 유럽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저금리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부동산 투자 선호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국민연금까지 유럽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러나 유럽 부동산 시장도 올해부터는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영국의 사례를 보자. 영국 런던은 그동안 유럽 내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이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논란 속에 부동산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해 매수 유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방법에 대한 의회 투표 결과에 따라 자산 가격이 더 출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과 유럽연합이 결국 아무런 완충장치 없는 '노딜 브렉시트'로 결론을 내릴 경우 집값도 가파르게 꺾일 수 있다.

런던 도심 랜드마크 빌딩 중 하나인 거킨(the Gherkin) 타워. 브렉시트로 자산 버블 붕괴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런던 도심 랜드마크 빌딩 중 하나인 거킨(the Gherkin) 타워. 브렉시트로 자산 버블 붕괴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 블룸버그
네덜란드·벨기에 등 기타 서유럽 강소국도 그동안 기관 투자자의 관심 대상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도 많아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조금 더 우세하다. '노란 조끼' 시위로 홍역을 치른 프랑스는 내후년까지 주택 가격이 정체 상태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개혁이 한풀 꺾여 경제 성장 전망이 비관적이고, 프랑스 시민 상당수가 현재 집값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집값을 끌어올릴 만한 동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넘게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으나, 1~2년 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반해 독일은 유럽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국가이다. 경제 여건이 탄탄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낮고, 부동산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 내년까지 매년 2~3%씩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영국 내 금융사들이 브렉시트 여파로 독일로 이동하려는 점도 호재다. 그러나 대도시 부동산 가격은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중소형 도시의 부동산 상승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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