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년 호황' 정부 대출규제에 끝나간다

입력 2019.01.25 03:00

[Cover Story] 韓·美·中·日·유럽 부동산 어디로 가나

중국
아파트 개발 붐이 일던 장쑤성 쥐롱시. 이곳에선 지난해 10월 한 아파트 주민들이 건설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미분양이 속출하자 회사가 기존 절반 가격에 재고떨이에 나선 게 이유였다. 회사는 "시장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변명했지만 더 비싼 값에 아파트를 산 주민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사무소 창문을 깨부수기도 했다. 상하이나 허페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들은 올 한해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면서 "하루만에 고객이 전부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중개업과 개발업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중국 부동산 회사들은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활황을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부동산 기업들 만기 대출 상환율은 85% 밑으로 떨어졌다. 대출금 중 15%를 제대로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부도 위험에 처하거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회사가 많다는 의미다.

빌딩 건설 붐이 한창이었던 2013년 광저우 시내.
빌딩 건설 붐이 한창이었던 2013년 광저우 시내. / 블룸버그
그 저변에는 정부 규제가 놓여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말부터 부동산 구매·판매·대출을 규제하며 부동산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더 커져 나중에 감당못할 지경에 이르기 전에 대비하겠다는 속내다. 중국 국무원(행정부)은 부동산 거품과 기업 부채를 두 마리 '회색코뿔소'로 규정하면서 경계하고 있다. '회색코뿔소'란 언제 돌진해올지 모르는 잠재적 경제 리스크(위험)를 말한다.

경제 전문가들도 부동산 시장에 경보를 울리고 있다. 리간 서남재경대 교수는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점쳤다. 중신증권도 "정부 대출 규제 정책과 금리 상승이 시장 냉각 주요 원인"이라며 조만간 부동산 거품이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조짐은 여러 곳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소득 수준에 비춰볼 때 집값이 너무 올라 있다. 추가로 집을 살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올 1월 기준 베이징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45로, 서울(20)은 물론, 뉴욕(11)보다 높다. 톈궈리 중국건설은행장은 "미국 부동산 가격이 총 30조달러인데, 중국은 40조달러"라면서 "지금 집을 사면 떨어질 일만 남은 것"이라 주장했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요인 중 하나가 부동산 시장이라 일부 지방정부는 규제를 풀어서라도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에 대해 중앙정부는 단호하다. 시진핑 주석은 "집은 거주용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지난해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당 중앙의 부동산 규제책을 흔들림없이 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중신증권은 "중국 정부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책으로 건설기업들 자금 조달과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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