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에 보조금 지원 없애면… 집값 내려 젊은층·빈곤층 오히려 집 사기 쉬워져

입력 2019.01.25 03:00

경제학계 주목받은 연구들

뇌과학에서 육아, 무역, 데이터 시각화, 이론과 실천에 대한 고민…. 미국 경제학계 연구 주제는 종횡무진이다. 미국경제학회(AEA)는 그중에서도 연구자들이 지난해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연구 주제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①남자 강제 육아휴직제는 성공했을까

1995년 스웨덴에서는 남자도 사실상 강제 육아휴직을 보내는 정책을 도입했다. 스웨덴은 1970년대 이후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론 대부분 여자만 갔다. 이런 관행을 바꿔보겠다는 차원이었다. 남자에게 1개월 유급 육아휴직권을 주고 반드시 가도록 유도했다. 안 가면 소멸된다. 이른바 '아빠 달(daddy month)'을 만든 것이다.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이 제도를 활용하는 남자가 늘긴 했다. 남자 육아휴직률은 1989년 7%에서 지난해 28%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뜻밖의 현상이 발견됐다. 이 제도 도입 이후 별거·이혼율이 8% 증가한 것이다. 부부가 같이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새로운 면을 알게 되고 이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저자들은 사회적 질서를 새로 확립하는 과정에선 장·단기적 효과가 엇갈릴 수 있고, 부수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②인플레이션과 실업은 상충 관계인가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이 낮으면 임금 상승률이 높고 실업률이 높으면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반비례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낮고 물가 상승률도 낮은 이상 현상이 관찰된다. 2009년 이후 실업률은 10%에서 4%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은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은 장기적으로 충돌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두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③임신 기간 중 스트레스의 악영향은

임신과 출산은 여성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임신 기간 중 외부 자극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친다. 연구자들은 임신 중 가족이나 친척을 잃었을 때 충격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런 경험이 있는 산모에게서 나온 아이들은 ADHD(주의력 결핍) 처방을 받을 확률이 25% 높았다. 이들이 35세 되었을 때는 각종 우울증 약을 복용할 가능성도 약품에 따라 8~19% 많았다.

④교육 과정의 현금 인센티브는 부작용도

학생들에게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돈을 준다면 점수가 오를까. 실험 결과는 그렇다고 답변한다.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괜찮을까. 인센티브제 없이도 학생들은 부정행위를 한다. 평균 7.5%였다. 그런데 인센티브로 독려했더니 첫해 부정행위 적발률이 11%, 이듬해는 27%, 그다음 해는 30%로 급등했다. 현금을 주더라도 적은 규모로 아니면 도서나 장학금이 더 바람직한 자극이란 제언이다.

⑤주택 보조금 없애면 집값 내린다

미국 정부가 주택 구입자들을 위해 대출 이자 공제 혜택을 주는 규모는 900억달러에 이른다. 이 제도를 없애면 어떨까. 연구자들은 경제가 안정된 상황이라면 오히려 집값이 4.2% 떨어지고, 미국 내 주택 보유 비중은 65%에서 70%로 오른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고소득자 수혜자가 많았기 때문에 폐지하면 빈곤층과 신혼부부들이 이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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