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월스트리트 우상'을 타파한 워런 버핏과 존 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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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25 03:00

      [Editor's note]

      [Editor's note]
      김기훈 경제부 부장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2005년 주주총회'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제기한다. 다우주가지수는 1899년 말 66포인트에서 1999년 말 1만1497포인트로 상승했다. 미국 기업이 100년간 번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자들은 이 수익을 고스란히 가져갔을까. 아니다. 왜?

      예컨대 한 가족이 미국 모든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미국 기업들 수익은 모두 이 가족(주주) 몫이 된다. 친인척들은 지분에 따라 수익을 나눠 갖는다. 이때 브로커가 끼어든다. 한 사람씩 만나 "한 친척 주식을 사서 더 높은 가격에 다른 친척에게 팔면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꾄다. 유혹에 넘어간 한 사람이 주식을 사서 판 뒤 중개 수수료를 지불한다. 결과는? 브로커 수입은 늘어나고 가족 수입은 그만큼 줄어든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은 '친척 이기기'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때 펀드매니저가 끼어든다. "전문 지식을 가진 우리에게 펀드 운용을 맡겨야 경쟁자를 이길 수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기존 브로커들을 그대로 써먹으면서 수수료도 챙긴다. 가족 몫은 더 줄어든다. 실망한 가족 앞에 이번에는 금융 컨설턴트가 등장한다. "펀드매니저나 브로커를 잘못 골라 실패한 겁니다. 선택할 때 저희 도움을 받으세요." 그리고 컨설팅 비용을 뜯어간다. 버핏은 미국 주주들이 월스트리트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자기 몫의 80%밖에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버핏보다 한 살 위인 존 보글 뱅가드 그룹 창업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5년 인덱스펀드를 창시했다. 인덱스펀드는 수익률이 주가지수(전체 기업 수익)의 변화에 따라 움직인다.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기업)이나 개별 업종(산업)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서 전문가에게 자문료를 줄 필요가 없다. 보글은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이 자기 몫의 투자 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방법은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장기 보유하는 것이라고 봤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수수료가 비싸더라도 월스트리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우상을 혁파한 발상이다. 그 보글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브린 모어 자택에서 지난 16일 사망했다. 89세, 식도암. 버핏은 "보글이 많은 사람을 투자 분야의 올바른 종교로 개종시켰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