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여자 스티브 잡스'는 왜 몰락했나 "책을 펴는 순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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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11 03:00

      위클리비즈 선정 '올해의 경제·경영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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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 ‘록스타’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한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CEO. 2015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 그녀의 몰락을 다룬 책 ‘나쁜 피’는 지난해 영미권에서 최고 책 중 하나로 꼽혔다. / 블룸버그
      WEEKLY BIZ는 지난해 나온 영어권 경제·경영 서적 중에서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유력 매체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을 비롯한 명사들이 추천하거나 관심을 보인 책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한 '올해의 경제·경영 도서'를 골랐다.

      바이오 벤처 '테라노스' 사기극 폭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책은 '나쁜 피(Bad Blood: Secret and Lies in a Silicon Valley Startup)'였다.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미 벤처업계를 후끈 달궜던 엘리자베스 홈스 테라노스 창업자 CEO 얘기다. 손끝에서 뽑은 피 몇 방울로 200여 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도구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테라노스 회사 가치는 한때 90억달러(약 10조원)를 웃돌았다. 20대 금발 미녀에 스탠퍼드대 중퇴라는 홈스의 이력서는 루퍼트 머독(뉴스코퍼레이션 회장)과 래리 앨리슨(오라클 CEO) 같은 거물들을 매혹시켜 투자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너무 획기적이라 이상하다고 느낀 월스트리트저널 존 캐리루 기자가 추적 보도로 이 기술이 실체가 없고 거짓투성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홈스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책은 그 특종 기사 확장판이다. 빌 게이츠는 "주변에서 하도 권해서 읽었다"면서 "첫 장을 연 다음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붕괴(Crashed: How a Decade of Financial Crisis Changed the World)'는 애덤 투즈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가 2008년 9월 16일 리먼 브러더스가 붕괴한 날 전후를 복기한 책이다. 재정 정책 확장과 뒤따른 유로존 위기, 정부에 대한 대중 불신이 낳은 포퓰리즘 광풍, 이 모든 것을 조정할 정치 리더십의 실패를 다루고 있다.

      '사실이라는 것(Factfulness: The Ten Reasons We're Wrong About the World)'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한스 로슬링 박사 유작이다. 편견과 사상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순수한 사실'을 보여주면서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옥은 아니며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결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불만으로 가득 차서는 진정한 위협에 집중하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고 호소한다.

      '새로운 권력(New Power: How Power Works in Our Hyperconnected World and How to Make It Work for You)'은 소셜 비즈니스 업체 퍼포즈(Purpose) 제러미 하이먼스 CEO와 뉴욕 유명 문화센터 92번가Y 헨리 팀스 대표가 공저했다. 그들 표현에 따르면 디지털 시대를 상징하는 신(新)권력은 '물결(current)'이다. 다수가 공유하는 협력과 개방성을 중요 가치로 삼는다. 반면 구(舊)권력은 '화폐(currency)'다. 소수가 독점하는 중앙집권적 폐쇄적 구조다.

      '미국의 자본주의(Capitalism in America : A History)'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 기자와 함께 쓴 미국 경제 역사다. 지난해 10월 출간했다. 노예제부터 대공황, 뉴딜까지 역사적 사건을 따라가면서 미국 자본주의가 활력을 잃은 원인에 대해 탐구한다.

      "극단적 진실과 투명성을 믿어라"

      지난해 국내 경제·경영서 중 여론 주도층으로부터 갈채를 받았던 책은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원장(전 부회장)이 펴낸 '초격차'였다. 요약하자면 "책임감(주인 정신)을 갖고 성실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한두 번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인재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라"는 내용이다.

      '헤지펀드의 대부'라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회장이 브리지워터 기업 문화 정수를 요약한 '원칙(Principles)' 역시 전 세계 투자자·기업가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극단적 진실과 극단적 투명성을 믿어라, 실수는 용인되지만, 실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문화를 만들어라, 견해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워라…. 평범하면서 중요한 메시지다.

      2017년 이코노미스트 선정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렸던 '도넛 경제학(Doughnut Economics)'과 '자본 없는 자본주의(Capitalism without Capital)'는 국내에 번역 출간됐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플랫폼 제국의 미래(The Four : The Hidden DNA od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와 베스트셀러 '탤런트 코드'와 '하드볼'을 쓴 작가 대니얼 코일이 펴낸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The Culture Code : The Secrets of Highly Successful Groups)'도 새로운 통찰력을 길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