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는 '불완전한 시장에서 기회 만들고, 그 가치를 설득할 경영자'를 찾고 있다

    • 박찬희 중앙대 교수

입력 2019.01.11 03:00

어떤 경영자가 변신을 주도해야 할까

기업이 자기 스스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자기 변신(self-renewal)'은 어려운 일이다.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짜인 이해관계 속에서 당사자들 이득과 손실이 엇갈리는 데다, 새로운 사업이 자리 잡으려면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의 자기 변신은 찬반 격론을 낳기 일쑤다. 특히 반대파들은 기업 변신을 주도하는 경영자 의도와 능력을 의심한다.

마이클 젠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유가 분산된 대기업들의 '방만한 사업 구조'는 경영자들이 주주들 돈으로 제국을 만들어서 자신들 이득을 취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과도한 보상과 특전, 사업 이권 빼돌리기 등을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들었다. 경영자 개인 취미를 반영한 사업도 있다. 자기 회사가 아니니까 회사 돈을 마구 쓴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보면 경영자가 주도하는 기업의 '자기 변신'에 대해 외부 시선은 냉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자자는 경영자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기업 조직과 자원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이사회를 비롯한 지배 구조의 장치들과 '더 벌어서 더 가져가는' 성과 보상이 경영자 통제의 수단이 된다.

경영학 교과서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놓고 힘을 모으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현실 시장에서 양보와 설득의 여지는 매우 좁다. 설사 기관투자자가 경영자의 변신 전략에 동의한다 해도 기관투자자에게 돈을 맡긴 소액 투자자들까지 설득하기는 어렵다. 반면, 기업이 자기 변신에 실패해서 망하면 노동자나 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 관계자가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시장 전체 시각에서 보면 이는 '마찰적 비용'에 불과하다. 오히려 잘 안 되는 회사는 정리해야 새로운 사업으로 자원이 배분되고 경제의 활력이 유지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경영자가 기업의 변신을 주도해야 할까. 기업의 속사정을 잘 알고 구성원 신뢰를 받는 경영자는 기업의 변신과 발전에 남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경영진이 직접 주도한 제너럴 다이내믹스 구조조정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투자자들 냉정한 시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뜻일 뿐, 투자자들은 불완전한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고 그 가치를 설득하는 유능한 경영자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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