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런던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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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11 03:00

      글로벌 은행들 벌써 '런던 엑소더스'
      유럽 금융허브 지위 잃을 듯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영국 런던은 세계 제일의 금융 중심지였다.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새로운 국제금융 중심지로 떠오른 뒤 다소 후퇴했지만, 지금도 '유러달러(유럽에서 유통되는 미국 달러)' 시장의 중심지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런던이 유럽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런던 금융가의 쇠퇴는 유럽에서 월스트리트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글로벌 은행들 사이에선 '런던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런던에 있던 유럽 본부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이전했다. 동시에 프랑스 파리에 직원 1000여명 규모의 사무소를 열며 사업 규모를 확장했다. 골드만삭스도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유럽 본부를 옮기고, 런던에 있던 직원 60%도 두 도시로 재배치했다. 웰스파고도 런던에 있던 유럽 본부를 파리와 더블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투자은행 노무라는 파리로 거점을 이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과 유럽연합 국가 사이에 금융 장벽이 생겨 유럽 전역에 걸친 금융 업무가 런던에서 차질을 빚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저조한 영국의 해외 대출량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지난해 2분기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영국의 해외 대출량을 상징적인 신호로 풀이했다. 해외 대출량은 런던 금융가의 명성을 유지하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영국의 해외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0억달러(약 145조원)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파리의 해외 대출액은 930억달러(약 104조원) 늘었다. 예전에는 런던 금융사에서 빌리던 돈을 이제는 파리 등 다른 나라의 금융사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