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맛집 된 中 식당 "직원을 춤추게 했더니 손님이 넘치더라"

입력 2019.01.11 03:00

[Cover story] 美 자포스· 中 하이디라오의 직원관리 비법

하이디라오 면 전문 요리사가 손님들 앞에서 음악에 맞춰 면발을 만들고 있다./하이디라오·
'손님은 왕'이란 유통·요식업계의 오랜 금과옥조(金科玉條)가 아닌 '직원도 왕'이라는 인재 관리 정책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 있다. 직원들의 업무 자율성이 보장되고 직급에 구애받지 않는 민주적인 기업 문화가 직원들의 높은 만족도는 물론이고,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와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 덕이다. 인재 관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대표 사례로 꼽는 기업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Zappos)와 중국 식당 체인점인 하이디라오(海底撈)다. 두 기업은 세심한 사내 복지·인재 관리 정책이 직원들을 감동시켜,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고객 서비스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①美 온라인 신발·의류판매 자포스

직원 기 살려 고객 감동 서비스 연출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의류 쇼핑몰인 자포스의 임원 중에는 '재미공학자(Fungineer)'와 '문화자문위원(Culture adviser) 겸 통찰력 총괄'직이 있다. 재미공학자는 말 그대로 직원을 위한 다양한 특별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총괄하는 직책. 현 재미공학자는 록밴드의 드럼 연주자 출신이다. 문화자문위원 겸 통찰력 총괄은 자포스의 핵심 가치와 문화를 관리하고, 그에 맞는 직원 채용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포스는 이에 대해 "적합한 업무능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약간 독특한' 자포스의 인재상에 맞는 직원을 찾아내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자포스는 입사를 포기하면 위로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자포스의 신입 사원은 총 160시간 동안 서비스 교육을 받는데 이 기간에도 월급을 100% 지급한다. 일주일 만에 퇴사해도 일주일치 임금과 위로금 2000달러를 준다. 열 명 중 한 명은 입사 초기에 위로금을 받고 그만둔다. 자포스는 위로금 대신 회사에 남는 쪽을 택한 직원들이 장기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킨다며,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은 차라리 초반에 스스로 그만두는 편이 서로에게 이익이라는 시각이다.

자포스는 각종 직원 우대 정책만큼이나 고객을 감동시킨 서비스 사례들이 소문을 타며 성장했다. 온라인 검색창에 자포스를 입력하면 '자포스 고객 서비스 사례들'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다. 사례 하나. 이삿짐을 싸던 남편이 아내의 보석 장신구들을 상자 속 핸드백 속에 넣었다. 문제는 그 상자는 아내가 자포스에 반품하려고 담아둔 것이었다는 점. 아내는 상자를 자포스에 돌려보냈고,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 상황을 이해한 부부는 자포스 본사에 연락해 가방 안에 든 보석을 부쳐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자포스 고객 서비스 팀의 대응은?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값비싼 물품을 택배로 보내면 부부가 안심할 수 없다고 생각해,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직접 부부의 새집으로 찾아가 보석들을 돌려줬다. 부부가 직원에게 저녁을 대접한 것은 물론 평생 자포스를 이용하겠다며 소문을 냈다. 반품을 신청한 고객이 급작스럽게 모친상을 당해 물건을 되돌려보내지 못한 사실을 확인하자 자포스 직원이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을 회수하고 위로 꽃바구니까지 보낸 사례, 친구 결혼식 날 신기 위해 주문한 신발이 예정된 날짜까지 배송되지 않았다는 고객의 연락을 받자 전액 환불과 함께 무료로 새벽 배송해준 사례 등도 잘 알려져 있다.

말단 직원들도 이런 세심한 서비스가 가능한 재량권을 가진 게 비결이다. 미국의 온라인 유통 대기업 아마존이 성장 잠재력을 높이 사 지난 2009년 인수했지만 자포스의 고유한 기업 문화는 훼손되지 않았다. 2013년 관리자 직급을 없애고 일반 직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자율경영 시스템인 홀라크러시(Holacracy)를 도입했다. 위계질서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지시가 전달되고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를 관리하는 여느 기업들과 대조되는 수평적인 시스템이다.

자포스 직원 휴게실에 놓인 휴식용 VIP 의자./자포스
②中 음식업체 하이디라오

음식 무료제공 등 자율권…이직률 낮아

지난해 9월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한 중국 훠궈(火鍋·중국식 샤부샤부) 전문점 하이디라오(海底撈)도 탁월한 고객 서비스와 직원 복지로 성공한 기업이다. 1994년 식탁 4개짜리 작은 훠궈 식당으로 시작해 미국, 일본, 한국까지 진출한 세계적인 식당 체인점으로 성장했다.

하이디라오는 경쟁 훠궈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로 유명세를 얻었다. 고객들이 자리를 기다리는 동안 간식과 음료뿐만 아니라 간단한 보드게임과 매니큐어 서비스까지 준비해뒀다. 식전에는 따뜻한 물수건과 앞치마, 일회용 휴대전화 커버, 어린이들을 위한 간단한 장난감도 제공한다. 수타면 전문 요리사가 손님들 눈앞에서 음악에 맞춰 면을 만들어주는 방식도 호평을 받는다.

임금·복지제도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 요식업계 평균 임금은 월 700~ 800위안인 반면 하이디라오는 1400위안 이상이다. 직원 전용 숙소도 제공하고 매니저급 이상 직원에게는 부모님 생활보조금도 매달 지급한다. 고객 서비스 지침도 직원들의 자율성을 중시한다. 말단 직원이라도 필요한 상황에는 고객에게 메뉴 하나를 무료로 주거나, 한 테이블 음식을 모두 공짜로 제공할 권한이 있다. 그 덕분에 하이디라오는 이직률이 10%를 밑돌 정도로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은 기업에 속한다. 하이디라오 경영진 역시 성공의 비결로 '직원'을 꼽는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직원들이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개선해왔다는 시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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