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새해 다짐, 작심만 하다간 사흘에 끝난다… '과학'의 힘 빌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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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11 03:00

      행동과학·심리학 전문가들이 말하는 새로운 습관 들이는 방법

      "반복하는 행동이 곧 우리 자신이다. 그러므로 (한 인간의) 탁월함은 행동 한 번이 아닌 습관에서 나온다." 미국 문명사학자인 윌 듀런트가 후천적인 인격 도야를 중시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주장을 정리한 말이다. 좋은 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야근 줄이기' '대인관계 개선하기' 같은 두루뭉술한 목표들을 세우고 작심삼일로 끝내길 반복했다면, 올해는 행동과학·심리학 전문가들 조언을 참고해 볼 만하다.

      행동과학 전문가인 션 영(Young) 미국 UCLA 교수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행동은 의지나 노력만으로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면서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의지만 다지기보다 실제로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과학적인 접근법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과식하는 습관을 버리려면 음식을 눈앞에 두지 않고, 외국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싶다면 목표를 달성하면 자신에게 소소한 보상을 주는 식이다.

      의지보다 과학적 접근법이 유용

      ― 새해에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게 효과적인가.

      행동과학·심리학 전문가
      "시기가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그렇다. 우선 이런 사람들은 '새해 다짐'을 지키기 위해 전보다 조금 더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새해에 세우는 목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노력도 덜 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연초에 한 해 목표를 세우더라도 실제로 달성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특정한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주변에 비슷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은 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운동을 시작하겠다'거나 '외국어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해보자. 그 때는 왠지 주위에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겠다는 친구나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동료를 평소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혼자서는 하기 귀찮은 공부나 운동도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즐겁게 할 수 있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조금씩 바꾸고 몸에 새겨라

      ―어떻게 해야 행동을 바꿀 수 있나.

      "본인이 어떤 행동을 바꾸고 싶은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행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예컨대 습관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자동행동(automatic behaviors)에 해당한다. 열정행동(burning behaviors)은 본인이 상황을 인식하긴 하지만 중독이나 강렬한 욕구 때문에 쉽게 멈출 수 없는 행동들을 지칭한다. 마지막으로 일반행동(common behaviors)이 있다. 동기가 없으면 굳이 하지 않는 나머지 행동들을 가리킨다. 이른바 행동의 ABC다. 본인이 바꾸고 싶은 행동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알면 그에 알맞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쉬워진다."

      영 교수는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행동을 단계별로 조금씩 바꿔나가는 편이 장기적으로 확실한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행동을 바꾸는 7가지 힘은 과학(SCIENCE)"이라며 "사다리 만들기(Stepladder), 커뮤니티 활용(Community), 중요한 것부터(Important), 쉬운 것부터(Easy), 두뇌 속이기(Neurohacks), 보상 주기(Captivating), 몸에 새기기(Engraving)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 7가지 힘을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사다리처럼 단계별 계획을 세워, 작고 사소한 행동부터 바꿔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를 알리고 지인들 도움을 적극 활용하라. 행동을 바꿔야 할 이유를 중요한 순으로 정리해, 우선순위가 높은 것부터 실천하는 게 좋다. 본인 의지에 의존하기보다 아예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하지 못하도록 선택지를 제한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편이 낫다. 뇌를 속이면 행동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 익힌 행동을 반복하도록 스스로 매력적인 보상을 주는 게 도움이 된다. 이런 식으로 좋은 행동을 반복해 새기면 습관이 된다."

      나쁜 습관 버리기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만큼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강을 생각해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기름지게 먹는 식습관이나 자주 과음하는 버릇을 그대로 두면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치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투자 전문가 고도 도키오는 저작 '나쁜 습관 정리법'에서 "똑같은 시간을 사용해서 효과를 최대한으로 내기 위해 자기 행동을 최적화하는 일, 다시 말해 행동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하루 중 집중력이 가장 좋은 편인 오전에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 오후는 단순 업무나 회의, 외부 약속 등을 처리하는 식이다. 나쁜 습관은 평소 일과 중 한 행동들을 꼼꼼히 기록해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중요하지 않거나 결론을 낼 수 없는 안건으로 매일 한두 시간씩 회의를 하거나, 5분 단위로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메시지를 직장 동료와 수십 통씩 주고받았다면? 이런 행동들만 줄여도 자연스럽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저자 주장이다.

      직장에서는 과도한 업무와 야근에 치이고 퇴근 후에도 시간이 없어 새로운 일을 해볼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쓸데없는 일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답이다. 시간 관리 전문가인 기무라 아키라코 기무라회계사무소장은 '당신의 하루는 27시간이 된다'란 책을 통해 업무 순서와 리듬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3시간을 버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안하는 접근법은 이렇다. 우선 아침과 저녁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수면 습관 등 생활 리듬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일하는 중간 중간 필요 없는 인터넷 검색이나 직장동료와 잡담, 업무 외 딴생각에 낭비하는 시간을 아끼는 게 핵심이다.

      다만 기무라 소장은 "현실 도피라고 할 수 있는 이런 행동을 완전히 금지하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쉼 없이 일하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되는 만큼 적절한 휴식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어렵거나 피곤한 일을 먼저 하고 쉽고 재미있는 일 처리하기, 업무 하나를 마무리하면 맛있는 차나 간식 먹기 같은 '당근'을 마련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