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市場만이 文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다

    • 권혁욱 일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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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11 03:00

      [On the Policy]

      권혁욱 일본대 경제학부 교수
      권혁욱 일본대 경제학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꿈꾸는 세상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정립된 경제 이론은 이 같은 세상이 효율적인 시장을 통해서만 달성됨을 증명하고 있다. 효율적인 시장은 생산성이 낮은 기업에서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원 재배분을 통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경제학자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경우 미국은 30~40%, 중국과 인도는 각각 87~115%와 100~128% 정도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또 다른 연구 결과는 일본 제조업에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이 사라지면 생산성이 47% 높아진다고 추산했다. 효율적인 시장에 맡기면 기회 균등과 과정의 공정성, 정의로운 결과를 분명하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경직성 등 효율 방해하는 요인 많아

      그럼에도 시장의 실패가 있는 이유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요인으로 제품 시장 독점, 노동시장 경직성, 자본시장 왜곡에 따른 시장 기능 약화를 들 수 있다. 1990년대 일본 경제 생산성이 하락한 원인은 한계기업을 금융 지원으로 유지한 데다 노동시장 고용 관행이 경직적이어서 인력 자원이 기업 간에 비효율적으로 배분됐기 때문이다. .

      둘째는 자유롭게 진입과 퇴출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 높은 장벽이다. 비효율적인 한계기업은 빠르게 퇴출하고, 새로운 기술로 효율성을 높인 기업이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어야 경제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일본의 버블(거품) 경제 붕괴 이후에 새로운 기업 진입률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도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원인이다.

      셋째는 법보다 재량이 앞서는 법치의 약화를 들 수 있다. 시장은 공짜로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많은 비용을 들여서 만들고 유지하는 제도다. 효율적인 시장을 운용하기 위한 원칙과 원리가 존재한다.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개입하고 규제하면 시장을 통한 자원 배분은 심하게 왜곡되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더 나아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역선택으로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일도 생긴다. 문재인 정부가 시행한 모든 지역과 산업, 기업의 차이를 무시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은 시장 원리를 무시한 대표적 사례이다.

      넷째는 부패와 부정이다. 법에 의한 시장 운용이 아니라 재량에 따른 운용을 하면 필연적으로 부패와 부정이 따른다. 미국은 경영자 시장이 확립되어 있다. 경영자들은 시장 평가를 의식해서 최선을 다해서 경영하기 때문에 기업 효율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져 소비자와 사회 전체 후생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영자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요한 공기업 경영자 자리는 언제나 논공행상 대상으로 전락한다. 이 자체가 부정이고 부패의 증거다. 전체 공기업 규모와 중요도는 재벌 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임에도 재벌 개혁은 주장하면서도 비효율적인 공기업 개혁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되풀이된다.

      다섯째는 부실한 사회간접자본(SOC)이다. 효율적인 시장을 위해선 에너지, 통신, 운송망 등이 충실하게 갖춰져야 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과 전기가 없는 세상에서 효율적인 시장을 논할 수 없다. 그런데 이 SOC를 책임지는 공기업 사장을 정실과 정치 논리로 임명하는 현실에서 시장 효율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시장을 탓하기 전에 시장을 왜곡시키는 요인을 제거하면 우리는 사회를 더 균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롭게 만들 수 있다. 시장이 없는 북한과 시장이 있는 남한의 풍요를 비교하면 해답은 명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