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30년까지 일자리 4분의 1 줄어들것" "전세계 8억명 실직, 8억9000만개 새 일자리"

입력 2018.12.14 03:00

[Cover Story] 성큼 다가온 생활 로봇… 인간의 역할은?

로봇의 진격, 축복인가 재앙인가

스포츠용품기업 아디다스는 인건비가 싼 해외로 생산공장을 이전한 지 23년 만인 2015년 독일 안스바흐로 복귀하면서 고용 인력을 600명에서 160명으로 줄였다. 로봇 자동화 공정을 갖추고 개인 맞춤형 상품을 3D 프린터로 대규모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에 많은 인력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인도 첸나이에 스마트공장을 운영 중이다. 590대 협동로봇이 일하는 이곳에서는 30초마다 한 대씩 완성차가 출고된다.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저서 '로봇의 부상'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합리적인 기업가라면 인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 경우 거의 예외 없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로봇시대는 이제 공상과학 속 미래가 아닌 현재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은 이미 일자리를 놓고 사람과 경쟁을 시작했다.

일자리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 임금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 MIT대 대런 아세모글루 교수가 1990~2007년 산업용 로봇이 미국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더니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가 활용되면서 노동자 고용률을 0.18~0.34%포인트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6만~37만개 일자리에 해당한다. 임금도 0.2~0.5%포인트 깎였다. 그는 로봇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며 2025년에는 근로자 1000명당 로봇 수가 5.25대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고용은 0.94~1.76%포인트, 임금 성장률은 1.3~2.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로봇연맹(IFR) 2016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로봇에 의한 일자리 대체가 일어난 나라다.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 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집도(산업용 로봇 기준)를 보면 한국은 531로, 싱가포르(398), 일본(305) 등을 웃돈다. 세계 평균(69)과 비교하면 7.7배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지난해 11월에 일자리의 미래와 관련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전체 일자리의 25~26%가 자동화로 사라지게 될 운명이다.

비관론 주도 속에 낙관론 솔솔

사실 모든 혁신은 '실직'이라는 부산물을 만든다. 자동차와 택시가 나오면 마부가 실직하고, 세탁기가 보급되면 세탁부가 실직하고,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되면 필름 공장이 문을 닫는다. 그러나 사라지는 일자리 수를 능가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나온다는 주장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그동안 내놓았던 자체 전망을 최근 뒤집으며. '로봇 경제' 출현 덕택에 2025년까지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자리의 두 배가량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세계경제포럼은 2년 전만 해도 "202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717만개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것은 210만개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맥킨지도 "자동화되는 속도에 따라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8억명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최대 8억9000만개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워릭대 정치경제학 교수는 "경제 이론에 따르면, 로봇이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생각은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노동력에 최신 기계를 더하면, 시간당 생산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노동자는 예전과 같은 임금을 받으며 적게 일하거나 혹은 똑같은 시간을 일하면서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혹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종에서 일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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