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90년대 닷컴 붐처럼 다이닝 붐 일어난다… 음식 장사, '식당 밖 경영'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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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30 03:00

      [Cover Story] 세계 최대 요리전문 대학교 美 CIA 팀 라이언 총장이 말하는 '외식업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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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진우, 그래픽=김현국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한 달에 14.8회 외식을 한다. 직접 식당을 찾아가고 배달을 시키기도 하며 테이크아웃(포장)한 음식을 집에서 즐긴다. 이 외식 시장 규모만 해도 올해 기준 136조원. 40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자동차 시장 3배가 넘는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세계 외식시장 매출액을 4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 광대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은 치열하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입맛을 선점하기 위해 아이디어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 접어든 외식시장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외식시장을 품은 국가다. 금융 위기 이후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미국 외식산업은 르네상스를 맞았다. 미국 내에서만 매년 수천명 요리사가 외식업계에 새로 뛰어든다. 1990년대 실리콘밸리에 닷컴 붐이 일었듯 미국 전역에서 '다이닝(dining) 붐'이 일고 있다. 이들은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이나 유럽산 고급 식기를 쓰는 일류 식당에만 취업하길 고집하지 않는다. 마치 스타트업 같은 푸드 트럭이나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자기만의 요리를 자신 있게 선보이는 데 거리낌이 없다. '요리업계의 하버드대'로 통하는 세계 최대 규모 요리 전문 대학교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팀 라이언 총장은 "미국 외식업계는 20년 전부터 이때를 기다려왔다"며 "음식에 대한 기본기를 착실히 갖췄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외식업에 도전하라"고도 권했다.

      실제 1990년 이 학교를 졸업한 스티브 엘스는 1993년 8만5000달러(약 1억원)를 긁어 모아 조그만 타코 전문점을 차렸다. 이 타코 전문점은 25년 만에 2250여 개 지점을 가진 연매출 4조4000억원의 대형 외식기업 치폴레(Chipotle)로 성장했다. 라이언 총장은 또 "요즘 소비자들은 색다른 음식을 맛본 경험을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재생산한다"며 '식당 밖 경영'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준비 없이 식당 차리면 위험천만

      동시에 외식업계에는 '대박신화'라는 유령도 배회하고 있다. '대박집'으로 불리는 식당들이 수시로 등장하면서 외식사업에서 성공을 거두기가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받는 일보다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시선도 함께 늘었다. 간단한 메뉴로 매년 수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식당 사례를 보고 퇴직금을 끌어다 식당을 차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최근에는 30대 직장인까지 이 행렬에 동참하는 추세다.

      국내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백종원 더본컴퍼니 대표와 식음료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 노희영 YG푸즈 대표를 WEEKLY BIZ가 만났다. 요식업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꼽히는 백종원 대표는 "요식업에 뛰어드는 많은 사람들이 준비 없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시작한다"면서 "수많은 프랜차이즈 점주들도 식당 운영을 조금 더 편하게 하려고 (프랜차이즈 브랜드 기존 명성에) 기댄다"고 지적했다. 취업할 때도 2~3년 공부하고 준비하는데 식당업은 너무 안일한 태도가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노희영 대표는 까다로워진 소비자들 취향을 제대로 포착하는 게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외식시장은 포화 상태에 다다랐고, 소비자들은 '맛있는 음식'은 기본이고 부가적인 요소를 원한다"며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꼼꼼히 보는 건 물론이고 유행하는 음식, 패션, 영화를 모두 직접 경험해본다"고 설명했다.

      음식 수준과 수익성 조화가 최대 과제

      '미식 문화'를 논하면서 빠질 수 없는 파인다이닝(fine dining·고급 식당) 동향을 확인하기 위해 홍콩 앰버의 리처드 에케버스 셰프와 강민구 밍글스 셰프를 찾아갔다. 각각 홍콩과 서울에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을 총괄한다. 에케버스 셰프는 "최근 파인다이닝 업계에서는 환경 보호와 성 평등 문제가 화제"라며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 같은 일회용품을 적게 사용하고, 직원들 성비 차이나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음식 수준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 셰프는 수익이 나는 식당이 결국 식재료에도 투자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신선하고 좋은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