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리더는 자리를 지키고만 있어도 뭇별들이 둘레를 질서정연하게 돈다

    • 서진영 자의누리 경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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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30 03:00

      [서진영의 동서고금 경영학] (7) 공자와 피터 드러커의 무위이치

      서진영 자의누리 경영연구원장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급격 인상 등 노무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현명한 인사관리 전략은 뭘까. 시간과 노동 투입이 제한되는 경우 목표를 달성하는 최고의 해법은 '생산성(productivity)'을 높이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Drucker)는 저서 '경영의 최전선'에서 "인적자원을 유지하며 그 생산성을 계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업은 반드시 큰 성장의 기회를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공자(孔子)는 가장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리더 모습을 무위이치(無爲而治)라고 한다. 논어(論語) 위령공편을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천하를 잘 다스린 사람은 순임금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분이 무엇을 하셨는가? 공손한 태도로 남면(南面) 즉, 왕위에 앉아 계셨을 뿐이다(無爲而治 其舜也與 夫何爲哉 恭己正南面而已矣)"라고 한다. 리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리에만 앉아 있어도 조직이 생산성 높게 원활히 돌아간다면 최고의 경영이 아니겠는가? 무위이치를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전략을 '시스템'과 '인재' 측면에서 찾아보자.

      ①무위이치(無爲而治)

      : 북극성같이 중심을 잡아라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억지를 피하고 자연스럽게 경영하는 것'을 지칭한다.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편에서 "덕치(德治)란 북극성과 같아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모든 별들이 그것을 향해 모여드는 것(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 衆星共之)"으로 비유했다. 강제력으로 아랫사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닌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이 각자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데 그냥 내버려둔다면 조직이 다스려지는 것이 아니라 혼란만 가득하지 않을까? 경영 관점에서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매일 명령하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己所不欲, 勿施於人), 자연스럽게 각자 일을 해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조직에서 무위이치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이루어 놓은 상태와 같다.

      그러므로 무위이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R&R(Role and Responsibilities·역할과 책임)을 알고, 이에 필요한 역량과 태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180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프록터앤드갬블)는 창업 초기부터 다른 기업과는 달리 필요한 인력을 스카우트하기보다는 신입사원을 채용해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시키는 인사 전략을 쓰고 있다. P&G 직원들은 '조기 책임제'라 불리는 제도를 통해 회사에 출근하는 첫날부터 완전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고 프로젝트 리더로서 활동한다. 그리고 '3E 리더십 모델'을 통해 조직 각 단위의 의사결정 주체로 성장해 나간다. 3E는 회사 전체 비전과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조직을 이끈다는 'Envision', 자기 업무 중요성과 조직에 기여점을 명확히 인식하여 동기를 부여하는 'Energize', 사내교육을 통한 경영이론 습득과 실제 업무수행을 통한 실전 경험을 쌓아나가는 인재 양성 'Enable'을 의미한다.

      '3E 리더십' 모델을 통해 무위의 태도로 세상일을 처리한다는 무위이치를 보면, 제대로 된 '전략-인사 시스템'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의욕 있는 '인재'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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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정해준
      ②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 역할에 맞는 올바른 일을 하게 하라

      공자는 논어 안연(顔淵)편에서 시스템 경영이란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답게 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질서 있고 조화로운 사회는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건설된다는 정명론(正名論)이다. 삼천리 창업자 이장균 회장은 정명사상을 '저다워지기 운동'으로 승화시켰었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정치인답게, 기업가는 소비자와 근로자를 위해 기업가답게, 어머니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어머니답게 각자가 맡은 직책과 직분을 다하자는 것이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도 조직의 작은 단위 하나하나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전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드러커는 이런 시스템 구축을 위해 '목표에 의한 관리(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제안했다. 조직 단위별로 개인별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한 후 결과와 업적을 평가하는 경영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작은 업무들이 통합되고, 상호 소통되기 위해서는 조직 상하위의 '목표'들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 목표를 '종합관리체제 확립'이라고 정했을 때 만일 구성원들이 회사 목표는 회사 목표일 뿐이고, 영업 본부에 소속된 자신은 자기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작은 것이 모여 큰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목표, 인센티브, 성과 측정을 제대로 정렬(alignment)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종합관리체제 확립'이라는 회사 목표를 영업본부에서는 본부 업무 입장에서 해석하여 '영업절차 표준화 및 수주관리 시스템 활용'이라는 하위 목표를 만들 수 있다. 이어 팀에서는 '고객별 마케팅 정보관리 체계 구축'이라는 하위 목표로 연결하고, 과에서는 '고객 관리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라는 목표를, 소속된 개인은 '고객 관리카드 작성과 관련 부서 공유체계 완성'이라는 목표를 위계적으로 연결해 수립한다면 조직 전체가 하나로 연계되어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런 전략-인사 목표 시스템을 통해 경영자는 무위의 경영을 할 수 있게 된다. 조직의 큰 목표 달성은 어렵게만 보이지만, 조직 단위 세세한 작은 목표들의 달성은 상대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고 이것이 모여 큰 목표를 이루게 한다. 이렇게 MBO와 전략적 방침 전개를 통합시킴으로써 각 구성원 목표를 회사의 목표와 같은 선상에 일치시켜 회사 전략 목표를 달성토록 하는 기법을 '전략적 성과 목표에 의한 관리(MSPO·Management by Strategic Performance Objectives)'라고 한다. 바로 드러커가 설파한 "올바른 일을 수행하는 것(Getting the right things done)"의 실현 방법이다.

      ③성인지미(成人之美)

      :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고무하라

      무위이치 실현에서 시스템보다 훨씬 중요한 건 인재경영이다. 공자는 논어 안연편에서 "군자는 남의 아름다운 것을 이루어 주고 남이 나쁘게 되도록 만들지 않는다. 즉, 군자는 남을 아끼고 사랑하므로, 좋은 점을 드러내고 나쁜 점을 감추어준다. 소인은 반대로 남의 나쁜 점을 드러내고 좋은 점을 감춘다(君子 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 反是)"고 읊는다.

      현대 경영학에서는 리더를 멀티플라이어(Multiplier)와 디미니셔(Diminisher)로 구분한다. 디미니셔는 없애는 사람이란 뜻으로 부하의 지성과 능력을 없애버리는 마이너스 리더를 말한다. 경영자가 장점은 보지 못하고 단점만 보게 되면, 점점 그 단점을 크게 느끼게 하고, 그 결과 직원들은 자포자기하게 된다. 황금도 완벽한 순금이 없듯이, 사람도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인데 옥의 티를 찾아 폄하하는 것은 바로 소인의 리더십이다.

      반대로 곱셈, 승수의 뜻을 가진 멀티플라이어는 자신의 조직 구성원이나 다른 사람을 더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만드는 군자 같은 리더들이다. 이들은 직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이 마음껏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업무 의욕을 높이고, 최종적으로는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발현하도록 이끌어간다.

      이에 대해 드러커는 "사람을 쓰는 노하우는 그 사람의 단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발굴하는 데 있다"고 맞장구친다. GE의 잭 웰치 회장 역시 리더의 역할에 대하여 "일단 리더가 되면 그 사람의 성공은 아랫사람을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더의 진정한 성공은 그 사람이 어떤 성과를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그가 이끄는 팀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며 인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경영은 자신이 직접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재를 독려해 업무 목표를 달성하는(Getting Things Done through people) 무위의 경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