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싱긋 웃으니 결제 끝… 중국 상점 무섭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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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1.30 03:00

      날로 달라지는 소매업, 첨단 실험 7가지

      중국 상하이에는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톈마오(天猫)가 운영하는 '자동차 자판기'가 있다. 작년 12월 약 200㎡ 부지 안에 들어선 이 구조물에는 40여 대 차량이 층층이 쌓여 있다. 이 무인(無人) 자판기 이름은 '차오지스자(超級試駕)'.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듯 원하는 차량을 뽑아 시험 운행을 해볼 수 있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온라인으로 시험 운행을 예약한 뒤 차오지스자에 가서 '얼굴 인식'으로 신분 확인을 마치면 된다. 고객은 자동차 키를 받아 자판기에서 내준 자동차를 몰고 떠나면 된다.

      중국 소매업 분야가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자동차 자판기'뿐만아니라 주문부터 음식 서빙까지 직원 없이 이뤄지는 '무인 레스토랑' '무인 편의점' 등 혁신 기술들이 빠른 속도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블룸버그는 "새로운 기술에 저항감이 낮은 중국 소비자들 성향이 모바일 결제부터 소매업 분야까지 빠른 변화를 가능케 했다"고 분석했다.

      ①얼굴 인식 결제

      중국 항저우에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 KPRO에선 '미소'만 지어주면 음식값을 결제할 수 있다. 작년 9월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과 식당 프랜차이즈 업체인 윰차이나가 협력해 출시한 이 서비스 이름은 'Smile to Pay'다. 고객이 카메라가 달린 주문 기기에서 음식을 선택하면, 기계가 1~2초 만에 고객 얼굴을 인식한다. 고객이 자기 얼굴 정보와 연동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기만 하면 결제가 끝난다. 중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모바일 결제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휴대폰이 없거나, 배터리가 없어서 휴대폰이 꺼졌더라도 얼굴만 대면 지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얼굴 인식 기술이 99.6%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며 "얼굴 인식 기기에는 적외선 카메라도 설치돼 있어 진짜 얼굴과 사진을 구별해낼 수 있고, 화장이나 헤어스타일로 인한 변화 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는 중국 11개 도시 23개 KFC 매장과 일부 수퍼마켓, 편의점, 약국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②무인 레스토랑

      항저우에 있는 유명 식당인 우팡자이(五芳齋)는 올해 1월 알리바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 플랫폼인 커우베이(口碑)와 손잡고 '첨단 무인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이 식당 홀엔 직원이 없다. 고객은 식당 입구에 있는 셀프 주문 기기를 통해 주문하거나, 식당에 도착하기 전 휴대폰 앱을 이용해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주방에서 주문한 음식의 조리가 끝나면 고객 휴대폰으로 '음식 보관함' 번호가 통지된다. 식당 한편에 설치된 음식 보관함 해당 번호 칸에서 음식을 찾아가면 된다. 음료수 구입도 간단하다. 냉장고 문에 있는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스캔하면 냉장고가 열리는데, 여기서 음료수 병을 꺼내 가면 자동으로 음료값이 청구된다. 병에 부착된 전자 태그를 통해 어떤 음료수 몇 개를 꺼내 갔는지 자동으로 인식한다. 현재 중국에 이와 같은 무인 레스토랑이 8곳 운영되고 있다.

      무인 레스토랑으로 전환 후 우팡자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는데 비용은 크게 줄었다. 우팡자이는 "식당 종업원이 13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어 연간 36만위안(약 5900만원)의 인건비가 절감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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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중국 항저우 KPRO 식당에서 고객이 ‘얼굴 인식’으로 음식값을 내고 있다. ②항저우의 ‘무인 레스토랑’ 우팡자이에서 손님이 보관함에서 음식을 꺼내고 있다. ③광저우에 설치된 빙고박스 ‘무인 편의점’. ④광저우에 있는 톈마오의 ‘무인 자동차 시승 서비스’ 차오지스자. ⑤항저우 이니스프리 매장에 설치된 ‘마법 거울’. 화장품 바른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준다. ⑥‘커뮤니티형 온라인 쇼핑몰’ 샤오훙슈에서 스타들이 추천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상하이 오프라인 매장. ⑦유명 브랜드 생산 공장들의 물건을 판매하는 옌쉬안의 항저우 오프라인 매장./ 디이차이징·소후닷컴·스다파이왕·BitAuto·소후닷컴·중국청년망
      ③무인 편의점

      세계 최초로 '무인 편의점'을 상용화한 것도 중국 스타트업 빙고박스다. 빙고박스는 중국 내에 300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유리 상자'처럼 생긴 이 편의점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은 문 앞에 붙어 있는 QR 코드를 휴대폰의 위챗 앱으로 스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분 확인이 끝나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안에는 700여 종 상품이 구비돼 있는데 모든 상품 겉면에는 바코드 역할을 하는 RFID칩이 부착돼 있다. 구입할 물건을 무인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RFID 판독기가 물건값을 계산하고, 고객들은 모바일 페이로 결제한다. 계산이 끝나고 나면 편의점 문이 열리는데, 문 옆에는 고객이 계산되지 않은 물건을 가지고 나가는지를 감시하는 스캐너도 설치했다.

      빙고박스는 "일반 편의점 한 달 운영 비용이 약 1만5000위안(약 245만원)인 것과 비교해 무인 편의점은 한 달에 약 2500위안(약 41만원)밖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유리 부스 형태라 더 많은 유동 인구를 찾아 매장을 옮기기도 쉽다.

      ④자동차 자판기

      작년 12월 상하이와 난징에서 첫선을 보인 자동차 자판기 '차오지스자'는 반응이 뜨겁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몰인 톈마오가 자동차 판매를 시작하면서 마련한 것. 온라인 쇼핑몰은 자동차를 시승할 수 있는 대리점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톈마오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직원 없이 자동차 시승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 자판기를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시승을 예약한 뒤 차오지스자에 가면 10분 안에 차를 받을 수 있으며 3일간 차를 몰 수 있다. 단 알리바바 신용 평가 시스템인 즈마신용(芝麻信用)에서 일정 신용 점수를 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 톈마오는 "이 서비스 덕분에 3일 만에 3만여 대 자동차가 판매됐다"면서 "1년 안에 수십 대 자동차 자판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⑤화장품 가상 체험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구입 전 가상으로 제품 효과를 보여주는 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항저우에 있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에 설치된 '톈마오 마법 거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마법 거울에는 알리바바의 '알리윈 FACE-AR' 기술이 적용됐다. 고객 얼굴을 인식한 뒤 입술, 눈썹 등의 위치를 파악해 고객이 선택한 화장품을 발랐을 때의 가상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고객 피부 상태를 진단해 제품을 추천하기도 하며, 고객이 근처에 있는 제품을 집으면 이를 인식해 제품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상하이와 항저우에 있는 61개 이니스프리 모든 점포에 향후 이 서비스가 적용될 예정이다.

      ⑥사용 후기와 쇼핑몰 연결

      '커뮤니티형 쇼핑몰'도 중국 소매업의 큰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용자가 1억명이 넘는 샤오훙수(小紅書)가 대표적인 업체다. 샤오훙수 앱에는 회원들이 다양한 제품의 사용 후기를 올리는데, 해당 후기에 나온 제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도록 쇼핑몰 기능을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샤오훙수에선 연예인, 가수를 비롯해 유튜버 같은 왕훙(網紅·인터넷 스타)들 영향력이 막강하다. 배우 판빙빙이 샤오훙수 사용 후기를 올린 한국 업체의 마스크팩은 '판빙빙 마스크팩'으로 화제가 되며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부 인터넷 스타들은 아예 자기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어 샤오훙수를 통해 물건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⑦브랜드 생산 공장의 노브랜드 제품

      중국에 다수 포진해 있는 유명 브랜드 생산 공장 물건을 저가에 판매하는 플랫폼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왕이(網易)가 만든 옌쉬안(嚴選)이다. 옌쉬안은 무지, 아르마니, 막스마라, 캘빈클라인 등 해외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과 협력하고 있다. 공장 1000여 곳으로부터 주방용품에서 신선식품까지 2만여 종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옌쉬안에서 판매하는 물건에는 브랜드가 없지만, 대신 어떤 유명 브랜드를 제조하는 공장에서 만든 건지를 표시했다. 버켄스탁 브랜드 샌들값은 100달러 안팎이지만 옌쉬안에서 파는 유사한 버켄스탁 생산 공장 샌들은 8~9달러면 살 수 있다. 옌쉬안은 2016년 30명이었던 직원이 현재 1000명을 넘어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논란도 있다. 미국의류신발협회(AAFA)는 "유명 브랜드와 '동일 제조 업체'임을 내세우는 마케팅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